짙어지는 트럼프 관세 그림자…4월 대미 수출 6.8% 감소
최대 수출품 자동차 16.6%↓…'25% 관세' 철강 7.1%↓미국서 수입 2.2% 늘어 대미 무역흑자 61.4억달러로 축소
김동규
입력 : 2025.05.01 13:59:10
입력 : 2025.05.01 13:59:10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미국의 일방적 관세 조치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 수출에서 '트럼프 관세'로 인한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는 모양새다.
관세 영향을 아직 명확히 측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달 대미 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하고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축소되는 등 부정적 지표들이 나오면서 미국 관세로 인한 한국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수출은 106억3천만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6.8%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올해 1월 93억달러, 2월 99억달러, 3월 111억달러로 각각 -9.4%, 1.0%, 2.3% 등의 증감률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가 지난달 -6.8%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미 수출은 아무래도 미국의 고관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관세 영향이 기계적, 산술적으로 같은 수출 감소세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품목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수입 자동차에 대해서도 25%의 품목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어 오는 3일에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25%의 품목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한국에는 25%의 상호관세도 부과할 예정이다.
상호관세 발효는 7월 8일까지 유예됐지만, 한국은 현재 다른 국가들처럼 10%의 보편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이런 관세 영향 등으로 4월 대미 수출은 이차전지,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 수출 증가에도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 감소로 뒷걸음질 쳤다.
최대 수출품 자동차의 4월 대미 수출은 25억1천만달러로, 작년보다 16.6%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작년보다 11.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4월 들어 감소 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산업부는 이같은 수출 감소에 '관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한 고가의 전기차 판매 감소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은 2% 증가했는데, 이는 오는 3일 25% 관세 부과 예고를 앞두고 미국 내 재고 축적 수요가 움직인 영향으로 분석했다.
가장 먼저 25% 품목 관세를 맞은 철강 역시 4월 대미 수출이 7.1% 감소했다.
철강 거래는 수출 2∼3개월 전에 물량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철강 관세 영향은 5∼6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돼 그 추이가 주목된다.
또한 최근 미국 시장에서 철강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한국에 씌워졌던 연간 263만t의 철강 수출 쿼터가 걷히면서 새로운 환경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대미 수출 주력 품목으로 꼽히는 일반기계는 -22.6%, 반도체는 -31.0% 등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고전했다.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고율관세의 충격을 줄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이 같은 조치가 미국 내에서 제조되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외국산 부품에 대한 일부 관세를 완화하고 외국산 자동차에 여러 관세가 중첩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사진은 29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2025.4.29 xanadu@yna.co.kr
대미 수출 감소에도 중국(3.9%↑), 아세안(4.5%↑), 유럽연합(EU·18.4%↑)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한국의 4월 수출은 582억1천만달러로 작년보다 3.7% 증가했다.
수출 급감은 경계해야겠지만, 대미 수출 감소에 따라 단기적으로 한국의 대미 흑자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은 당장 관세 협의를 진행하는 국면에서 한국에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해외로 빠져나간 제조업 기반을 다시 미국으로 돌려놓고, 무역적자를 흑자로 돌리기 위한 수단이라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여기에 에너지 수입 증가 등 노력으로 지난달 대미 수입은 2.2% 증가한 61억4천만달러를 기록해 대미 무역흑자는 44억8천만달로, 작년 동월(53억9천만달러) 및 전월(57억5천만달러) 대비 모두 축소됐다.
박 실장은 "올해 전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얼마나 조정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조금씩 줄었다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다"며 "미국 측에는 한국의 현지 투자 성공으로 미국의 수입이 줄어드는 효과를 감안해줄 것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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