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철강업계 2분기도 '고전'…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

공급과잉 따른 업황불황 지속…美 철강 관세 25%→50% '인상'韓 상반기 철강 수출 작년보다 6%↓…"하반기 대미 수출 더욱 위축 우려"중국 철강 감산·韓 무역위 중국산 열연강판 덤핑 예비판정 발표 '기대'
김동규

입력 : 2025.07.14 06:00:24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철강업계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한 업황 부진에 미국의 관세 영향이 더해지며 2분기에도 고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지난달 25%에서 50%로 올리면서 철강 수출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최근 중국의 감산 움직임과 정부의 일본·중국산 열연강판 덤핑 조사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어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 포스코·현대제철 등 '고전'…적자사업 매각·휴업 등 대응 14일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들의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천468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18조526억원으로 2.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해외 철강 등 철강 사업 부문 실적만 보면 매출은 작년 1분기(15조4천49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15조1천억∼15조4천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작년(4천970억원)보다 다소 증가한 5천억∼5천200억원대로 개선될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경우 원료가격 및 환율 하락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쳐 2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됐을 것으로 본다.

다만 해외 철강 부문은 동남아 지역의 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실적이 악화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수익성 악화에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연산 110만t 규모의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를 중국 칭산(靑山)그룹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해외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현대제철, 오늘부터 인천 철근공장 전면 셧다운…창사 이래 처음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현대제철 인천공장 내 철근공장 전면 셧다운이 시작된 1일 오전 인천 동구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이동하고 있다.현대제철은 인천공장 내 철근공장의 전체 생산라인을 4월 한 달 멈춘 뒤, 국내 철근 재고가 감소하는 등 시장의 공급 과잉이 완화할 때까지 감산 조치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인천공장에서는 철근과 형강을 연간 약 150만t, 200만t을 생산하고 있다.2025.4.1 soonseok02@yna.co.kr

철강업계 2위 현대제철도 2분기에 어려움이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2분기 매출이 5조8천4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 줄고, 영업이익은 831억원으로 15.2% 감소할 각각 전망됐다.

다만, 현대제철은 올 2분기에 작년 4분기부터 이어온 영업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로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달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 매각 추진을 발표하고, 포항 2공장에 대해서는 무기한 휴업 조치를 단행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과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등 철강사들도 2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감소하는 등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美 관세 25→50% '우려'…中 감산·무역위 덤핑 판결은 '기대' 철강업계는 국내 시장에서 수요 산업 부진과 철강 제품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고전 중이며, 해외 시장에서는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이 추진하는 고율의 관세 정책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작년 3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이 관세를 50%로 인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철강 수출은 156억3천만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5.9% 감소했다.

'25% 관세' 영향이 본격화된 5월(-12.4%)과 6월(-8.0%)에 수출 감소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만큼 '50% 관세'는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하반기 철강 수출이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작년보다 7.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제품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업계에서는 정부가 관세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낮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하는 미국의 철강 관세를 상수로 상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실적 반등을 점치기도 한다.

철강 공급 과잉의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이 최근 중앙재경위 회의에서 철강 감산 촉진 계획을 언급하고, 주요 제강사에 대한 감산 명령을 내리는 등 감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산업부 무역위원회가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덤핑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업계는 무역위가 지난 2월 중국산 철강 후판에 최대 38%의 잠정 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산 열연강판에도 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저가 제품 유입에 따른 시장 교란 행위가 바로잡히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최문선 애널리스트는 "이미 철강 업황이 1분기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중국의 감산, 내년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철강 업황 사이클이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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