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硏, 세계경제 성장률 3%→2.7%로 하향 조정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5.13 15:02:01
대외硏, 2025년 세계경제전망
2000년 이후 4번째로 낮은 성장률


[사진=연합뉴스 제공]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01년 닷컴버블, 2009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가장 부진한 수치다.

KIEP가 13일 발표한 ‘2025 세계경제 전망(업데이트)’ 보고서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7%로 제시했다. 이는 작년 11월 제시한 기존 전망(3.0%)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내년 성장률도 2.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 경제 키워드로 ‘격변의 무역 질서, 표류하는 세계 경제’를 내세웠다.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 요인으로△관세 및 무역 전쟁 격화△인플레이션 재발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역자산효과와 금융 불안 및 부채 위기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이 글로벌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KIEP는 아직 관세 조치가 1분기 지표에 본격 반영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와 주요국 경기선행지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윤상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관세가 다소 낮아진다 해도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며 “투자 불확실성과 공급망 재편 등의 여파가 내년까지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KIEP는 트럼프가 초기에 주장한 고관세 조치는 선언적인 성격이 강하며 품목별 예외나 점진적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본 관세 10%는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시욱 KIEP 원장은 “트럼프는 감세에 대한 대체 재원으로 (관세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10% 수준의 관세로 연방 재정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미국이 보편 관세 10%를 유지하되,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초기 발표보다 낮은 세율로 조정될 것이라는 가정이 담겼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전날 양국 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 관세는 145%에서 30%로,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는 125%에서 10%로 각각 낮아진다.

윤 실장은 “이번 합의는 보고서가 전제한 시나리오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다만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 자체를 수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가별 성장률 전망도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은 기존 2.1%에서 1.3%로 크게 낮췄다. 고관세에 따른 소비 위축과 투자 지연, 인플레이션 우려, 재정 지출 축소를 둘러싼 정치권 갈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로존도 기존 1.3%에서 0.8%로 하향 조정됐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은 관세 영향과 무역 파트너 수요 부진, 정치 불안정 등으로 저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일본은 1.0%에서 0.6%로 낮아졌다. 수출 둔화와 기업 투자 위축이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식료품 등 생필품 물가 상승도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중국은 4.1%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미중 갈등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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