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여파…비우량 단기채 발행 60% 급감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5.04.01 16:12:48
입력 : 2025.04.01 16:12:48

’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 채권 시장 전반은 활기를 띠고 있지만 비우량등급 회사채만큼은 예외다.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을 계기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A3 이하 등급 단기채는 물론 BBB등급 이하 일반 회사채 발행도 쉽지 않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A3등급 이하 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전단채) 규모는 약 39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달 1조391억원이 발행됐지만 60% 급감했다. 지난해 같은 달 발행액(8429억원)에 비해서도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발행액이 대폭 줄어들며 순상환 추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A3등급 이하 CP 및 전단채 순상환 규모는 2889억원에 달한다. CP·전단채 중 2889억원어치는 차환되지 않고 현금으로 상환됐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재매입을 꺼린 영향이다.
단기자금 시장에서 A3등급은 ‘투자적격’의 최하단 등급으로 통상 비우량채로 분류된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직전 신용등급 역시 A3였다는 점에서 해당 사건이 이 등급 이하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저신용등급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조달 환경은 한정된 투자 수요로 인해 외부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편”이라며 “홈플러스 회생 이벤트로 인해 해당 시장의 자금조달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단기 신용등급이 A3-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는 점을 근거로 지난달 4일 선제적인 기업 회생에 돌입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후 CP를 발행한 A3등급 기업으로는 중앙일보M&P, 콘텐트리중앙, OK금융그룹 계열사 오케이넥스트 등이 있다.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단기자금 시장의 A3등급은 회사채 시장에서 BBB등급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11일 SLL중앙(신용등급 BBB)이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일부 물량이 미매각되며 비우량등급에 대한 투자자 기피가 재확인됐다.
1년물 150억원 모집을 목표로 했지만 12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2년물은 250억원 모집에 260억원이 들어왔다. 연 6%대 고금리 장점으로 인해 리테일 창구에서 인기가 많은 채권이었지만 이번 수요예측에서는 투자매매중개업자 주문이 총 2건에 그쳤다.
SLL중앙 외에도 올해 1분기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는 비우량채 미매각이 종종 발생했다. AJ네트웍스(BBB+), 이랜드월드(BBB), 두산퓨얼셀(BBB), 동화기업(A-) 등이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2분기에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BBB등급 바로 윗 등급인 A-등급도 영향을 받을 걸로 예상된다. 오는 2일 예정된 하림지주(A-)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림지주는 1.5년물과 2년물을 포함해 총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인해 하림지주는 지난해 7월 공모채 발행 이후 11월에는 사모채를 발행하는 행보를 보였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비우량 크레딧 채권 중 홈플러스처럼 업황이 부진하거나 재무 안정성이 떨어지는 기업의 경우 경우 경계감이 부상하면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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