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장바구니도 맡겨주세요”…강남 빌딩 사이 누비는 로봇 배달기사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입력 : 2025.02.25 20:55:56
배민·요기요, 논현·역삼동 일대서
로봇배달 서비스 시작
30분내 건물 앞까지 배송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서 배달 업무를 수행 중인 ‘딜리’가 B마트에서 상품을 적재한 후 배달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우아한형제들]


앱으로 주문을 넣으면 상품을 적재한 로봇이 B마트 유통센터에서 물건을 싣고 고객의 집으로 향한다.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최대 20㎏, 속도는 사람이 빠르게 걷는 수준(1.5㎧)이다. 배달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내외. 배달의 민족(배민)의 무인 자율주행 로봇 ‘딜리’ 얘기다.

25일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딜리를 활용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 일부 지역에서 B마트의 무인 자율주행 로봇배달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B마트는 즉시배달 장보기 서비스로, 신선식품, 밀키트, 간편식 등 식품부터 생활용품, 소형가전까지 이용자 요구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로봇배달 서비스는 최소 주문 금액(1만5000원)만 충족하면 무료로 진행된다. 배민은 현재 기사를 통한 배달 서비스로 주문자에게 3000원의 배달료를 물린다. 주문 금액 4만원이 넘어야 무료 배송한다.

로봇배달 서비스는 평일 오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강남 논현·역삼 로봇배달 권역에서 배민앱 B마트 상품을 주문할 때 배달 방법에서 ‘로봇 배달’을 선택하면 된다.

상품을 적재한 로봇은 도착 100m 전에 고객에게 ‘곧 도착 알림’ 메시지를 발송한다. 고객은 로봇이 도착했을 때 상품 수령 페이지를 통해 로봇의 적재함을 열고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로봇배달 서비스는 운영 인력의 현장 동행 없이 무인으로 운영한다.

딜리는 강남 지역 내 B마트 도심형 유통센터의 최대 1.5㎞ 반경 내 300여개 건물 입구까지 30분 내외로 배달한다. 방진방수가 가능해 악천후를 제외하면 정상 운행한다. 부착된 카메라와 레이저로 사물을 인식하는 센서인 라이다(LiDAR)를 통해 주변 사물과 장애물을 인식하고, 첨단 안전 주행 알고리즘으로 갑작스러운 충돌에 대비할 수 있다.

이번에 투입되는 딜리는 모두 4대로 배민은 주문량과 권역 확대 상황에 맞춰 로봇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5월 이후 딜리의 운행 범위를 1000여곳 이상의 건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민은 지난 2019년 건국대에서 국내 최초 실외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뒤, 2023년 ‘테헤란로 로봇 거리 조성사업’의 하나로 삼성동 코엑스에서 음식 로봇 배달을 운영하면서 기술과 데이터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황현규 우아한형제들 로봇프로덕트전략팀장은 “배달 로봇을 투입해 고객의 배달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로봇 기술과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음식 배달 서비스와의 연계해 더 많은 고객이 로봇 배달의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이 서울 강남에서 로봇배달을 시작하면서, 배달앱 업계의 ‘로봇배달’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요기요는 지난해 9월 인천 송도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뒤, 지난 17일부터 강남구 역삼1동에서 로봇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실증 테스트가 아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식 서비스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26 00:07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