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쓴 용적률 다른 건물에…용적이양제로 도시 경쟁력 높여야"

한국도시부동산학회 학술대회서 제안…도쿄역 앞은 용적률 넘겨 대개조"용적률 양수·양도지역 명확한 기준 필요"…풍납토성·김포공항 인근 거론
박초롱

입력 : 2025.05.25 12:00:31


한국도시부동산학회 학술대회
(서울=연합뉴스) 지난 24일 열린 한국도시부동산학회 학술대회에서 권영필 보통과이상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용적이양제 도입 필요성과 해외 활용사례'를 발표하고 있다.2025.5.25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이 성장기를 끝내고 성숙기로 접어든 만큼, 이제는 각종 규제로 활용하지 못한 용적률을 다른 건물에 이전하는 '용적이양제'를 도입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도시부동산학회(학회장 서울시립대 남진 교수)는 지난 24일 한국지역학회(학회장 중앙대 마강래 교수)와 공동으로 서울대 공학관에서 '도시와 지역의 상생과 공감'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권영필 보통과이상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용적이양제 도입 필요성과 해외 활용사례'를 발표하며 "용도지역 상향으로는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중심 상업지역에 용적이양제로 새로운 활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문화재 보호나 고도 제한 등으로 법에서 정한 용적률을 다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 남은 용적률을 다른 부지에 넘길 수 있도록 하는 용적이양제 도입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상 지역으로는 풍납토성, 북촌 등 문화유산 주변이라 개발이 장기적으로 어려운 곳과 김포공항 주변이 거론된다.

일본 도쿄는 '특례용적률적용지구'를 지정해 도쿄역이 활용하지 못한 용적률 700%를 인근 6개 빌딩으로 이전했고, 이를 통해 도쿄역사 보존·복원에 필요한 공사비 500억엔(한화 약 4천800억원)을 충당할 수 있었다.

도쿄역 인근 그란도쿄사우스타워는 용적률이 600%에서 1천304%로, 신마루노우치빌딩은 1천300%에서 1천760%로 높아져 고층 건물로 재탄생했다.

권 대표는 "용적이양제는 지자체장에게 위임된 용적률·높이 결정 권한을 활용한 도시관리 수단"이라며 "미사용 용적률을 매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용적률 상향을 허용하는 방식은 공공기여나 용적률 인센티브 부여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용적이양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용적률 양도·양수 가능 지역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며, 거래 정보를 관리·공시할 전문 조직도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제도 시행 근거를 담은 '용적 이양제 운영 조례'(가칭) 제정안을 입법 예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인정 한국도시계획기술사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처럼 토지 개발권이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용적이양제를 특수한 지역에 시범적으로 도입해 효과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며 "역세권 활성화 사업처럼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많은 상황에서는 수익성이 명확하지 않으면 제도 자체가 작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시부동산학회 학술대회
(서울=연합뉴스) 지난 24일 열린 한국도시부동산학회 학술대회에서 김성보 서울시 2부시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2025.5.25 chopark@yna.co.kr

서울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동시에 이날 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선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론 제안이 이어졌다.

허재완 중앙대 명예교수는 "'균형'은 과거 성장시대의 키워드이고, 지금은 생존이 우선인 위기의 시대"라며 "현실적으로 모든 소멸지역을 구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살릴 수 있는 지역부터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다른 지역은 행정 통합 등을 통해 질서 있는 축소와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보 서울시 2부시장은 "지금의 도시환경정비법은 쇠퇴한 지방 원도심을 구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도심 촉진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시장은 "원도심 토지주들이 자기 재산을 개발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개발에 찬성하는데 지금은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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