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조선업 견제에 글로벌 선사 앞다퉈 한국에 발주 러시
독일 하팍로이드, 중국업체 맡긴 옵션물량 한국에 발주 검토 일본 ONE, 중국 대신 HD현대중공업과 3.4조 컨선 계약 '눈앞'
김보경
입력 : 2025.05.25 06:00:00
입력 : 2025.05.25 06:00:00

[윤해리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조선업 견제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 대신 한국으로 발주를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수주전략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는 중국에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뺏긴 한국이 이를 잘 활용해 실리를 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5일 조선·해운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세계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는 자사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건조 경험이 있는 중국 조선업체들에 옵션(추가) 물량 발주를 검토했다 최근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하자 한국업체들에 대신 발주하는 안을 추진했다.
하팍로이드가 발주를 검토했던 중국 조선업체는 뉴타임즈조선과 양쯔장조선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각각 1만2천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LNG 추진선 12척과 1만6천TEU톤급 LNG 추진선 6∼8척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뉴타임즈조선은 하팍로이드가 이전 발주한 9천200TEU급 선박 12척을, 양쯔장조선은 1만6천800TEU급 선박 12척을 건조 중이다.
하지만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하팍로이드는 발주 대상을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업체들로 선회했다.
선사가 인도받은 선박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옵션 물량 발주를 다른 업체로 돌리는 것은 조선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한국 조선업체들이 중국업체들보다 한 척당 최대 3천500만달러(480억원)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하팍로이드는 다시 중국 측에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트레이드윈즈는 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은 현재 2년이 넘는 수주잔고(남은 건조량)를 보유 중이라 중국과 같은 저가 수주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가격 차이에도 한국에 발주를 검토했다는 것은 선사들이 미국의 중국 견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일본 ONE도 최근 25억달러(3조4천억원)에 달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12척 건조계약을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체결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ONE은 HD현대중공업과 1만6천TEU급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계약을 마무리했고, 4척의 옵션 계약도 논의 중이다.
선박 한척당 가격은 2억2천만달러(3천1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트레이드윈즈는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향후 부과할 입항 수수료 등으로 선사들이 중국 조선업체들을 떠나고 한국 조선업체들을 찾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조선 시장 발주가 주춤한 상황에서 컨테이너선 발주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한국은 더욱 유리한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LNG 운반선 등 대비 중국업체들의 수주 점유율이 높았던 분야"라며 "미국의 중국 견제로 한국업체들이 수주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vivid@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유럽IR 마친 진옥동…“골드만삭스와 IB·WM 협력”
-
2
실손보험 간소화 시행에도…병원-보험업계 줄다리기에 “백약이 무효”
-
3
한화손보, 난임 극복 가족 야구대회 초청
-
4
“저신용자들 전부 여기 몰렸다”…카드론 늘린 이 회사, 금감원 경고 먹은 이유는
-
5
[게시판] 창신·롯데자이언츠, 스포츠 유망주 지원 협약
-
6
"AI시대 데이터 혁신은 여기서"…'가명정보 활용 경진대회'
-
7
"못 쓴 용적률 다른 건물에…용적이양제로 도시 경쟁력 높여야"
-
8
SKT "일일 유심 교체 고객, 6일 연속 30만명대…누적 417만명"
-
9
지게차·무인운반차·선박도 수소연료 충전 가능해졌다
-
10
굶주린 세포의 DNA 복구 능력 이용해 유전자가위 정확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