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女心 홀린 롬앤, 수출 1천억 뚫었다

김금이 기자(gold2@mk.co.kr)

입력 : 2025.04.07 17:47:12
작년 1400억 달성 '사상 최대'
2년만에 수출 규모 3배 급증
日서 틴트·마스카라 인기폭발
中·대만·동남아서 고속 성장
미국·유럽 등 진출도 급물살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롬앤의 팝업스토어에 대기줄이 늘어서 있다. 아이패밀리에스씨


국내 색조 화장품 브랜드 롬앤이 일본 젊은 층에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처음 해외 매출 1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미주·유럽 진출에도 속도를 내며 2년 만에 수출 규모를 세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롬앤을 운영하는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409억원으로 전체 매출(2049억원)에서 약 70%를 차지했다. 2022년 514억원, 2023년 949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을 돌파하며 불과 2년 만에 174% 증가한 것이다.

2020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내수를 추월한 이후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중국을 제치고 일본이 제1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롬앤의 지난해 일본 매출은 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5% 늘었다. 아이패밀리에스씨 관계자는 "일본 Z세대를 중심으로 롬앤 특유의 감성적 컬러와 제품 콘셉트가 깊게 파고들면서 꾸준한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며 "마케팅보다는 제품력 중심 입소문을 통해 자생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기반으로 매출이 중화권(중국·대만)에서 73%, 동남아(베트남·태국)에서 138%나 고성장해 200억원대를 넘어섰다. 2023년 말부터 미주권과 유럽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며 지난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작년 기준 미국과 유럽 매출은 각각 83억원, 84억원을 기록하며 첫해부터 의미 있는 성적을 올렸다. 지난 1월에는 미국에서 데뷔한 글로벌 뮤지션 해나 방(Hannah Bahng)을 앰배서더로 발탁하며 소비자 마케팅에서 본격 나섰다.





제품별 매출을 보면 대표 히트작인 '쥬시 래스팅 틴트'가 전 세계적으로 428억원어치나 팔리며 단일 제품 매출 1위를 차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 밖에도 '블러 퍼지 틴트' '베러 댄 아이즈' 등 아이섀도 라인 신제품들이 연달아 호응을 얻으며 매출 분산에도 성공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마스카라·아이브로 등 눈 화장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일본 최대 뷰티 포털 사이트인 앳코스메의 2024년 베스트코스메 어워즈에서 롬앤의 '한올 브로우 카라'가 화장품 종합대상 베스트10 제품 중 3위에 선정됐고 아이브로 부문에서는 1위를 수상했다.

롬앤은 올해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상반기 일본 편의점과 함께 타깃 연령대를 높인 신규 브랜드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중화권·미국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서울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내고 외국인 관광객 대상 마케팅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김태욱 아이패밀리에스씨 회장은 "해외 매출을 남미·인도·유럽·중동·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확장해 K뷰티 대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색조 화장품 제품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초 화장품 제품군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려는 계획도 중장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한편 롬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을 통해 MZ세대를 공략해왔다. 2016년 론칭 초기 '퍼스널 컬러' 유행에 발맞춰 기존 브랜드에서 찾기 힘들었던 '쿨톤' 색상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출신인 브랜드 총괄 민새롬(개코)이 기획 단계부터 전 제품의 컬러 디렉팅을 직접 담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창립 멤버였던 민새롬 디렉터가 지난달 롬앤을 떠나면서 주요 제품 리브랜딩과 함께 서구권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롬앤은 아이패밀리에스씨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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