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숨통 겨우 트였는데 또?”…당국 “은행 부채관리 선제 대응해야”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3.18 07:40:29
가계부채 점검회의 개최

강남 등 집값 상승 우려커져
은행별 상황맞는 관리 강조

농협銀서울 전세대출 중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서울 강남 3구’ 등 규제 완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중인 주택가격이 향후 1~2개월간 가계부채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17일 은행권에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당국이 ‘운영의 묘’를 강조한 상황에서 은행은 금리 인하기 대출 관리를 위해 연초에 풀었던 대출규제를 조이고, 차주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1월엔 9000억원 감소했으나 지난달엔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달은 이날 기준 전달에 비해 증가세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도 “이달 가계대출은 지난달 신학기 수요가 마무리되면서 현재까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자극을 받는 점이 향후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신청부터 시차가 있어 토허제 영향이 다음달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코픽스(COFIX)는 신규 취급액 기준 2.97%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 금리는 2년6개월 만에 2%대로 진입했다.



점검회의에선 당분간 주담대 관련 움직임을 세분화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강남 3구 등 최근 급등 지역에 대한 주담대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권 처장은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실수요자 전반에 대한 자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별로 ‘운용의 묘’를 살린 금융사 스스로의 자율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3월 이후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권 스스로가 3월 시장 상황 판단을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선 기존 금리로 대출받은 차주와 신규로 받는 차주, 서울과 지방 부동산 상황, 서울 내 지역별 상황이 다 다른 만큼 은행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든 은행들이 다 일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문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숙제를 부여받은 은행권에서 작년 8월 이후 진행했던 갭투자 방지 전세대출 규제처럼 추가 조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날 NH농협은행은 오는 21일부터 서울 지역 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갭투자 등 투기성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또 당국이 강조한 ‘갚을 능력이 되는 만큼 빌려줘야 한다’는 기조에 맞춰 차주 심사를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대출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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