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잡아라” 미래에셋운용 수수료 더 낮췄다…보수인하 경쟁 ‘치열’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입력 : 2025.02.06 14:49:00 I 수정 : 2025.02.06 17:17:16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대표지수 ETF 2종의 총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파격 인하했다.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의 점유율 격차가 2%포인트 내외로 좁혀진 만큼 왕좌를 빼앗기 위한 수수료 출혈경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이날부터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는 기존 연 0.07%에서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변경된다.

국내 상장된 ETF 중 최저 보수다. 지난 2020년 11월 연 0.3%에서 0.07%로 인하한 이후 약 4년만의 인하다.

보수 인하를 결정한 종목이 미국 대표지수 ETF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해당 ETF 2종은 모두 아시아 최대 규모에 등극했다. 특히 TIGER 미국S&P500 ETF는 지난해 국내 전체 ETF 중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 1위를 차지한 상품이다.

이번 보수 인하는 TIGER 미국 대표지수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성원에 보답하고, 미국 주식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미래에셋운용은 홈페이지에 ‘세상을 놀라게 하다’라는 문구를 띄우고 수수료 인하 발표를 예고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운용의 미국 대표지수 ETF 2종의 총보수는 국내 상장된 ETF 중 가장 낮아졌다. 그간 총보수가 가장 낮았던 미국 대표지수 상품은 삼성자산운용(0.0099%)이었으나 이제는 미래에셋운용이 이보다 0.003%포인트 낮춘 것이다.

[사진 = 미래에셋자산운용]
180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ETF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과열되면서 자산운용사 간 보수 인하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운용 역시 기존 업계 최저치였던 연 0.0098%에서 더 낮춰 ‘만년 2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은 69조5669억원(38.05%), 미래에셋운용은 65조1943억원(35.66%)이다.

다만 운용사들의 공격적인 보수 인하 경쟁은 결국 ‘제 살 깎기’로 돌아온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품 경쟁이 아닌 보수 인하 경쟁이 심화하면서 자산운용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공모펀드 시장이 ETF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어 자산운용사들은 수익 저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회사 내 영업비용 비율이 낮은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 외에는 운용보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역 위주로 ETF를 출시해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06 17:44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