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트코인 비축시, 전세계 포모 부를수도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입력 : 2025.02.06 17:17:48 I 수정 : 2025.02.06 19:13:34
김경호 한국딜로이트그룹 디지털자산센터장
美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땐
각국 정부 매집에 나설 수도
자산 토큰화·스테이블코인
韓 대응 늦어 경쟁력 약화돼






가상자산과 금융권의 결합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등장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85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전체 유통량의 약 4%)이 담겨 있다.

김경호 한국딜로이트그룹 디지털자산센터장은 지난 4일 매일경제와 만나 "작년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는 가상자산이 단순한 투기적 자산을 넘어 금융권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더 중요한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바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비트코인 국가 보유 전략자산 채택이다.

김 센터장은 이에 대해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이 민간 금융시장에서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다면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자산 정책은 국가 차원에서의 인식 변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미국이 석유 비축 기금과 같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기금을 만들 계획이 있느냐"는 언론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국가 간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놓칠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유할 경우 러시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경제 대국도 동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이 전통 금융시장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투기적 성격에서 벗어나 안정성을 가진 금융자산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김 센터장의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미국이 비트코인을 비축할 경우 국가 차원의 움직임에 그치지 않고, 기관투자자와 일반 투자자까지 시장에 대거 유입되는 연쇄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 금융자산의 토큰화도 주목할 변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채권·부동산·주식 등의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변환하는 '자산 토큰화'가 금융시장에서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정책 변화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대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다. 이미 테더와 USD코인 하루 거래량이 수백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미국이 이를 공식 결제수단으로 인정할 경우, 한국 기업들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김 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결제·환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계 금융규제 변화를 지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런 흐름에 비해 국내 가상자산 규제 완화 속도는 현저히 늦다. 한국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ETF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다. 김 센터장은 "가상자산 시장은 국경이 없는데, 국외 시장과 규제 차이로 인해 국내 가상자산 산업이 위축되고, 블록체인 기업과 인재 유출이 가속화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내 금융기관은 현재 정부의 규제로 인해 관련 서비스 경쟁력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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