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평균연금만 3억 … 호주 "적립금 남아돈다" 행복한 고민

입력 : 2025.02.06 17:32:37 I 수정 : 2025.02.06 19:45:39
60세 지나면 연금 비과세수령
투자운용 수익도 세금 안물려
적립금 증가액이 인출액 초과
韓은 연기금 소진시계 빨라져




◆ 글로벌 퇴직연금 리포트 ◆

애덤 호킨스 호주 재무부 차관보(연금 세제 담당)가 최근 캔버라 정부청사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문재용 기자


호주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평균 3억원이 넘는 적립금을 갖고 은퇴한다. 연금을 인출해 소득으로 활용하는 중에도 적립금은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인다. 호주 국세청(ATO)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은퇴 연령인 60~64세 가입자 1인당 평균 퇴직연금 적립금은 36만1539호주달러(약 3억2709만원)로 집계됐다. 중간값은 18만3524호주달러(약 1억6598만원)였다.

한국에서는 2023년 60~64세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 평균 잔액이 약 5086만원이었다. 확정급여(DB)·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은 연령대별 통계가 제공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체 통계에서 DC·DB형 적립금이 IRP의 약 1.9배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합산액은 1억원대로 추산된다.

호주에서는 60세 이후 퇴직연금을 비과세로 수령하며 이 시기부터는 연금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을 운용해 거둔 투자 수익도 과세되지 않는다.

이 같은 비과세 혜택 덕분에 연금 수령을 시작한 후에도 투자 수익이 인출액을 뛰어넘어 잔액이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70~74세 가입자의 평균 적립금은 48만1483호주달러(약 4억3591만원)였는데 이는 2016년 65~69세 가입자의 평균 적립금 34만8935호주달러(약 3억1591만원)에서 38%나 늘어난 액수다. 가입자들의 연령대별 적립금 중간값은 청년층(18~24세)에서 은퇴 연령(60~64세)까지 증가폭을 늘려가며 확대된다. 이처럼 퇴직연금 수령 단계에서도 적립금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호주에서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호주 정책연구기구인 그래턴인스티튜트는 "직장을 다니는 중에는 직관적인 퇴직연금 체계에 맞춰 성공적으로 적립금을 늘려나가지만, 은퇴 후에는 기대수명과 연금 액수 등을 반영한 복잡한 방정식을 해결하지 못해 무작정 돈을 아끼게 된다"고 분석했다.

호주에서는 남아도는 퇴직연금이 문제가 되지만 한국은 연금 기금 소진이 국가적 과제로 남아 있다. 2023년 한국 정부 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소진 시점은 2055년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8년에 시행했던 정부 추계가 소진 시점을 2057년으로 예상한 것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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