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중국에 다 털릴라”…딥시크 포비아에 정부·기업 금지령 확산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입력 : 2025.02.06 19:34:00 I 수정 : 2025.02.06 22:48:07
입력 : 2025.02.06 19:34:00 I 수정 : 2025.02.06 22:48:07
‘딥시크 금지령’ 전방위 확산
정부·기업 이어 금융권도 차단
SK하이닉스 외부AI 모두 차단
삼전·LG 자체개발 AI만 사용토록
정부·기업 이어 금융권도 차단
SK하이닉스 외부AI 모두 차단
삼전·LG 자체개발 AI만 사용토록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가 민감한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와 금융·산업계에 ‘딥시크 금지령’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와 카카오·LG유플러스 등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시작된 딥시크 사용 금지 움직임은 금융감독원을 시작으로 고객의 가장 민감한 자금 관련 정보를 다루는 금융업계 전반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미 딥시크 접속을 막은 국방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에 이어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 등도 동참했다.
금감원은 6일 오전 시중은행 등 개별 금융사에 AI 활용 시 보안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딥시크라고 이름을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딥시크발 보안 우려가 강해진 데 따른 공지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금융사를 대상으로 주의를 당부함과 동시에 감독원 내부에서도 딥시크에 접속하는 걸 막았다.
개별 금융사 또한 잇달아 딥시크 사용 제한에 돌입했다. 금융권은 고객 민감 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보안성 우려가 제기된 프로그램 이용을 금지한다.
우리은행은 이날 딥시크를 직원 접속 불가 사이트 목록에 추가했다. 우리은행 임직원은 사내 PC로 외부망에 접속해도 딥시크를 이용할 수 없다.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사내 외부망이나 고객용 PC에서 딥시크 접속을 막았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한화생명 등 보험사와 카카오뱅크, 토스,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도 딥시크 이용을 금지한 상태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31일 선제적으로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내부망과 외부망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이버 보안에 우려가 있는 경우 자체적으로 차단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의 딥시크 사용 제한은 최근 금융사들이 경쟁적으로 생성형 AI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는 와중에 이뤄진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생성형 AI의 내부망 이용’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금융사가 외부 AI 서비스를 활용해 자체 AI를 고도화할 수 있게 허용했다. 금융사고에 민감한 금융권 특성상 딥시크발 보안 리스크 우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과기정통부, 금융위, 공정위, 환경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여성가족부, 경찰청도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논란을 이유로 딥시크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이 중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산하 기관에도 같은 조치를 적용했다. 지난 4일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원이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딥시크 등 생성형 AI 사용에 유의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데 따른 조치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내부 공지를 통해 최근 출시된 딥시크 R1에 대해 정보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등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정보통신망(인터넷)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우선 잠정적으로 딥시크의 보안에 관한 문제점들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어 조치하는 중”이라며 “우리 부처도 여러 고민 끝에 잠정적으로 전체적 보안 문제 검토 이후로 그런(접속 차단) 조치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오전 9시부터 인터넷이 연결된 PC에서 딥시크를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오픈AI의 챗GPT 등 다른 생성형 AI는 사용이 가능하다. 복지부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생성형 AI 중 딥시크의 접속만 막았다.
경찰청도 이날 공지를 통해 “딥시크 AI 사용 시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우려가 있어 오전 7시부터 보안상 안전성 확인 시까지 딥시크 AI 도메인에 대한 경찰청 업무용 PC의 접근을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도 딥시크 차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는 아직 딥시크 차단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 아직 접속 차단 조치를 하지 않은 행안부도 소속 공무원 등에게 사용 시 유의를 당부하는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기업은 오픈AI의 챗GPT 등을 포함해 대다수 외부 AI를 차단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는 원천적으로 모두 차단했다. 다만 사용이 꼭 필요하면 회사의 승인을 받아 아주 제한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AI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AI인 가우스를 개발해 직원들이 이메일 및 문서 작성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 AI 프로그램 사용은 보안을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사내망을 통해서만 AI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사내망을 통해 LG가 개발한 엑사원, 오픈AI GPT-4o, 구글 제미나이 등에 접속할 수 있다. 이 밖에 딥시크를 포함한 다른 AI는 보안을 이유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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