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 날벼락…리츠, 공모펀드 투자자 ‘눈물’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입력 : 2025.02.04 16:04:58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편입 자산인 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사진 출처=마스턴프리미어리츠]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금융상품들의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상장리츠들은 공모가에 못 미치는 한편 공모펀드들은 전액 손실 위기에 직면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전 거래일 보다 6원(0.4%) 오른 14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가 크게 하락했던 전날(3일)의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공모가(5000원) 대비 현재까지 약 70.2% 하락했다.

불황을 겪는 해외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계속됐고 지난해 편입 자산인 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 담보대출 일부를 조기 상환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게 부담을 키웠다.

다른 해외 부동산 상장리츠들도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LTV(담보인정비율) 상승 등의 이유로 주가가 우하향했다.

KB스타리츠(-35.9%), 미래에셋글로벌리츠(-48.4%),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38%), 제이알글로벌리츠(-50.4%) 등은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일부 리츠들은 편입 자산들에 대한 담보대출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마무리했지만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환헷지 정산금 리스크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환헷지 계약은 통상 계약 시점의 환율 대비 만기 시점의 변동분에 따라 계약을 체결한 은행에 추가로 돈을 내거나 반환받는 구조로 짜여있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가치가 떨어져 리츠가 지급해야할 정산금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환헷지 계약이 만료되는 리츠로는 제이알글로벌리츠(2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7, 8월), KB스타리츠(6, 11월) 등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리츠는 제도적으로 원금의 100%를 환헷지 해야하고 배당은 리츠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50% 이상의 환헷지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 시점 환율로 만기 환율을 가정하면 리츠마다 200억~500억원의 추가 납입 부담이 발생한다”고 했다.

독일 트리아논 빌딩[사진 출처=연합뉴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공모펀드도 위험한 상황이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오피스에 투자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 2호 펀드는 지난달 선순위 대주단로부터 만기 채무불이행에 따른 강제 처분 결과를 통보받았다.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을 완전히 상실하면서 펀드는 사실상 전액 손실이 난 것이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2019년 6월 펀드를 설정할 당시 공모와 사모를 나눠 총 900억원을 모집했고 나머지 금액은 현지 대출을 통해 매입 자금을 마련했다.

이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일부 배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건에 한해 투자자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했던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제229호 펀드도 채무불이행(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현지 SPC의 지분증권 평가액이 3239만유로(약 488억원)에서 44만유로(약 6억6000만원)으로 조정됐다.

이 펀드의 기준가격은 현재 0.01원으로 조정돼 투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투자신탁 1호,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 1~4호 등의 펀드들도 손실률이 큰 상황이다.

경기침체 여파로 해외 부동산 시장이 조기에 나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부동산 자산으로 구성된 금융상품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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