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서울에 빌라 입주 1천800가구뿐…4년전 6분의 1 토막

'빌라→아파트' 끊어진 주거 사다리…"전세제도 정비돼야 해소 가능"
박초롱

입력 : 2025.07.06 07:00:07


서울에 올들어 빌라 입주 1천800가구뿐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2024.9.22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전세사기 사태가 촉발한 비(非)아파트 공급 절벽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에서 준공된 빌라는 1천800가구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빌라 시장이 무너지면서 아파트 쏠림 현상이 강해졌고, 이는 아파트 매매·전셋값 상승과 청년·서민층의 주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내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준공은 1천81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2천945가구)보다 38.4% 감소했다.

전체 2천207만3천가구(2023년 기준)인 서울에 올해 들어 공급된 신축 빌라가 2천가구도 안 된다는 뜻이다.

4년 전인 2021년 1∼5월(1만517가구)과 비교해 입주 물량은 6분의 1로 줄었다.

서울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은 2020∼2023년 매년 2만2천∼2만5천가구씩 준공됐지만, 2023년 1만4천124가구, 작년엔 6천512가구로 급감했다.

이는 아파트 준공 물량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실적이다.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준공은 2만702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1만1천876가구)보다 74.5% 증가했다.



서울 빌라 월세 상승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일대의 다세대 주택지구 모습.2025.1.6 superdoo82@yna.co.kr

정부는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해 작년과 올해 2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빌라를 사들인 뒤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신축 매입임대' 11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1주택자가 빌라를 사서 단기임대로 등록하면 1가구1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 6년 단기임대 제도를 부활시켰다.

이에 따라 빌라 인허가·착공이 늘고 있지만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서울에서 향후 1∼2년 뒤 공급될 빌라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다가구·다세대·연립 인허가는 1∼5월 2천98가구로 작년 동기(1천263가구)보다 66.1%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 1∼5월(8천549가구)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경기대 교통공학과 김진유 교수의 분석 결과 최근 3년(2022∼2024년)간 연평균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이전 10년(2012∼2021년) 평균과 비교해 77.8% 감소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를 거라는 우려가 실수요자들의 불안을 커지게 하는 만큼, 시장 안정을 위해선 공사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가 제대로 공급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유 교수는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전세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전세권 설정이나 전세가율 상한제같이 강력하면서도 효과적인 제도 도입은 미룬 채 안심전세앱이나 임대인 정보 열람처럼 세입자 개개인이 노력을 들여야 하는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전세포비아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추가 대책들로 시장이 안정화될 수는 있겠지만, 주요 지역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은 당분간 오를 것"이라며 "지금까지 비아파트 공급 확대와 관련한 언급이 없었는데,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이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06 18:45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