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美 감세안은 증시 랠리 불렀는데…이번에도 통할까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입력 : 2025.07.04 18:02:31
트럼프 감세 패키지 법안 통과
소득세 인하·투자 혜택 영구화
“비용 개선 및 유동성 효과 기대”
재정 부담에 시장 변동성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미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진행된 미국 독립 250주년(2026년) 축하 킥오프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 의회에서 3일 밤(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가 담긴 감세 패키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을 최종 통과시키면서 그 여파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감세안이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OBBBA 법안에는 2017년 감세안의 소득세율 인하 조항을 영구 연장·확대하고 공제 금액을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100% 보너스 감가상각 및 연구개발(R&D) 비용 즉시 공제 조항도 영구화됐다.

재원 마련을 위해 저소득층 및 장애인을 위한 공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를 포함해 여러 사회복지 프로그램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도입된 청정 에너지 세액공제도 폐지된다.

미 의회예산국(CBO) 추산에 따르면 이번 법안으로 향후 10년간 미국 재정적자가 3조3000억 달러(약 4499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으로 미국에서 주요 감세안이 통과된 직후에는 대부분 경기 부양 및 투자 확대 기대감에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인 만큼 이번에도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017년 말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낮추는 감세안이 통과됐을 당시에도 미 증시가 단기 오름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2017년 12월 22일부터 이듬해 1월 29일까지 약 한달간 미 S&P500 지수는 6.34% 상승했다.

다만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이어진 데다 이내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증시도 조정을 받은 바 있다.

2003년 5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구간별 소득세율 3~5% 인하를 즉시 시행하는 법안에 서명한 뒤 S&P500 지수는 1년 새 17.63% 올랐다. 당시 닷컴버블 붕괴 이후 이어진 초저금리 기조와 이라크 전쟁 주요 전투 종료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점도 힘을 보탰다.

지난 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소득세 및 법인세 세율을 대폭 인하한 1986년 10월 이후에는 약 7개월 간 S&P500 지수가 30%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OBBBA 법안) 상원안이 그대로 통과되면서 비용 개선에 따라 3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감세가 시중 유동성을 높이게 될 경우 지수들은 폭넓은 상승 동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산업별로는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AI 서버·바이오·산업 자동화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감세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미국 재정적자 우려로 차입 비용이 급등한 상황에서 통과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금리 상승 및 달러 약세가 가속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 유출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 악화의 시장 영향을 줄이기 위해 초단기 국채 발행 비중을 확대하고 장기물 발행 규모는 연말까지 동결하겠다고 시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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