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보다 훨씬 낫죠”…기업들, 올 상반기 역대급으로 ‘이것’ 찍었다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5.07.04 20:43:40
입력 : 2025.07.04 20:43:40
금리인하 기대 시장금리 하락
회사채 발행 작년보다 15%↑
은행권 대기업 대출 年 4.1%
AA-등급 3년물 최근 2.9%대
공모 회사채도 54조2700억
SK·한화그룹 늘고 롯데 줄어
회사채 발행 작년보다 15%↑
은행권 대기업 대출 年 4.1%
AA-등급 3년물 최근 2.9%대
공모 회사채도 54조2700억
SK·한화그룹 늘고 롯데 줄어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액이 75조원을 넘어서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시장 금리가 선제적으로 하락하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보다 자본시장 조달을 선호한 결과로 풀이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회사채 발행액은 75조35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조2644억원에서 약 15%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순발행은 19조809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조195억원보다 80% 가까이 늘었다.
전체 발행액은 역대 최대였지만 순발행 규모는 2021년 상반기 24조5979억원보다는 적었다. 발행 자금 대부분이 기존 채무 상환에 쓰였기 때문이다. 다만 발행량이 뚜렷하게 늘어난 만큼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 조달이 확대되고 있다는 흐름은 분명하다.

은행 대출 증가세와 비교해도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약 9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약 21조원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시장 금리 하락은 회사채 발행 환경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연초 3.2% 수준에서 최근 2.9%대로 낮아졌다.
국고채 3년물과의 금리 차이는 연초 68bp(1bp=0.01%포인트)에서 최근 49bp로 축소됐다. 금리 하락 기대와 투자 수요가 겹치면서 발행사 입장에선 예전보다 더 낮은 금리로도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은행권 대기업 신규 대출금리는 연 4.15%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회사채 조달의 비용 이점이 부각된 셈이다.
공모 회사채 발행도 빠르게 늘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모 회사채 발행액은 54조27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8조4230억원보다 12% 증가했다. 수요예측에 몰린 기관 주문은 163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마땅한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룹사별 공모채 발행을 보면 SK그룹이 가장 많은 약 7조7500억원을 발행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5위권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3조원 이상을 발행하며 2위를 기록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롯데그룹은 발행 규모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재무 상황이 악화되고 비핵심 자산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룹 전반의 신용도 하락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이에 따른 공기업 특수채 발행이 시장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상무는 “작년 말 이후 감소했던 공사채 발행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에는 수급 여건이 상반기보다 불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팀장은 “3분기 중 내년 예산안 발표에 따른 수급 부담이 지속되고 국고채 공급 확대에 따른 금리 변동성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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