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원하는 디지털 무역장벽 해소…한미 관세협상 지렛대로"

전경운 기자(jeon@mk.co.kr)

입력 : 2025.05.21 17:44:10 I 수정 : 2025.05.21 21:17:04
유튜브·넷플 등 동영상 서비스
한국 통신망사용료 부과 쟁점
관세협상 전략적 카드로 가능
트럼프 이전 세계로 회귀 안돼
韓기업, 美생산 확대 고려해야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이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할 실마리로 디지털 무역장벽을 꼽았다. 앳킨슨 회장이 말하는 디지털 무역장벽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국내 통신사 망사용료 부과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 △구글에 대한 고정밀 지도 반출 등으로 판단된다.

앳킨슨 회장은 지난 19일 매일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완전히 바뀌어 버린 글로벌 통상 환경하에서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는 문제에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규제 등 무역장벽 요소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앳킨슨 회장은 디지털 무역장벽 해소와 관련한 미국의 요구를 관세협상의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최근 제주에서 만나 구체적인 협의 의제 중 하나로 '디지털 교역'을 포함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디지털 교역에 대한 역차별적 정책을 매우 중요한 이슈로 보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일부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며 "한국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타협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해 앳킨슨 회장은 한국이 헤징(위험 분산)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군사력을 제외한 미국의 외교·경제 영향력은 아시아에서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한국은 더 험난한 환경을 스스로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의 관계를 전환하고 과거사 문제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기술·노하우 불법 유출과 관련해 처벌을 강화하는 등 기술 유출을 철저히 차단하는 동시에 중국 정부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는 노련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세전쟁과 관련해 앳킨슨 회장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든 국가에 10% 수준의 기본 관세가 유지되고 제약·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에 접근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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