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일 시켜도 불만 없다니”…인건비 줄이고 싶은 기업들, 로봇주 관심집중
홍성용 기자(hsygd@mk.co.kr)
입력 : 2025.05.21 20:25:58
입력 : 2025.05.21 20:25:58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중국과의 휴전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미국 내 공장 등을 유치하는 리쇼어링의 중요성은 줄지 않았다. 공장들이 줄지어 미국으로 돌아오더라도 높은 인건비에 대응하기 위한 공정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로봇 섹터가 한층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 로봇·인공지능(AI) 상장지수펀드(ETF)인 ‘글로벌X 로보틱스& AI(BOTZ)’가 최근 한 달 새 19%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2013년에 출시된 가장 오래된 로봇 관련 ETF인 ‘글로벌X 로보 글로벌 로보틱스&자동화(ROBO)’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9% 넘게 올랐다.
이처럼 로봇주의 모멘텀이 강화된 것은 대형 기술주의 로봇 사업 확대 계획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기업 휴메인과 손잡고 자사 ‘옴니버스’ 플랫폼 기반의 물리 AI·로봇 솔루션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해 주목도를 키웠다. 이 같은 솔루션을 제조나 물류 현장에 적용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통신정보기술부 장관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AI 팩토리 구축과 컴퓨팅 역량 확장을 넘어, 물리 AI 시대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휴머노이드 로봇을 훈련시키고 배포하기 위한 특수 시스템인 ‘GR00T’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테슬라도 자사 AI 역량을 로봇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 6월 미 텍사스 오스틴에서 제한적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연내 공장에 수천 대의 ‘옵티머스(Optimus)’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이밖에 ABB, 파낙, 이로봇 등 전통적인 로봇주도 제조업 투자 확대와 AI 수요 증가 등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관세 전쟁 핵심은 미국으로 제조공장을 다시 유치하는 리쇼어링이다. 그런데 인건비가 높으니 물리적인 현장에 로봇을 배치하는 속도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가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이 부문은 다음 10년 동안 가장 변혁적인 기술 트렌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모건스탠리도 205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시장 규모는 4조7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기준 20대 자동차 제조사 총 매출의 두 배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2050년까지 10억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봇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TSMC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