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 신용 담보 잡고 너도나도 빚투”…4월 가계빚 5조 급증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입력 : 2025.04.30 19:10:14


부쩍 커진 증시 변동성에 지난 4월 금융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선 가계가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까지 비교적 잠잠했던 가계빚이 급증하며 금융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순에 오는 7월 시행될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이행 계획을 발표하며 부채 증가세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8일까지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1677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원 증가했다. 은행권 대출이 4조4000억원, 제2금융권에선 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신용대출이 크게 뛰며 전체 대출 증가폭이 커졌다. 지난 3월 1조2000억원 줄었던 신용대출은 4월 28일 기준 1조5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고삐가 잡히는 듯한 가계대출은 4월 들어 재차 반등했다. 전체 가계대출은 올 1월 9000억원 감소한 후 2월 4조2000억원 늘었다가 3월에는 4000억원 늘며 증가세가 대폭 둔화했다. 3월에 대출이 감소한 것은 부실대출 관리(상각)에 따른 ‘착시 효과’가 컸다. 금융회사들이 연체가 심해 회계상 손실 처리하며 줄어든 대출이 1조5000억원 선으로 많았다.

은행권에선 미국 상호관세 조치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지난달 주식시장 진폭이 부쩍 커지며 4월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에 베팅하는 흐름이 두드러진 것이다. 다만 월말 청약 증거금 환불과 주식 차익 실현 규모에 따라 막판에 신용대출 증가폭이 줄었을 가능성은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030세대 위주로 신용대출을 받아 하락한 주식을 담자는 움직임이 많았다”며 “연초만 해도 부진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띤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

실제 4월 나우로보틱스, 원일티엔아이 등 공모주 청약에는 소형주임에도 불구하고 종목당 2조~3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4월 가계부채 증가폭은 연간 단위로 놓고 보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당분간 신용대출 증가폭에 따라 전체 대출 증가세가 달라지는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4월 이후가 가계대출 관리의 분수령이라고 보고 대비에 나섰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의 자율 관리 상황을 점검하면서 이달 안으로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방침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DSR은 한 해 동안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차주의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기존 대출이 많을수록 대출 한도가 낮아지는 셈이다. 스트레스 DSR은 DSR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 문턱을 더 높이는 제도다. 지난해 9월부터 2단계 DSR이 시행 중이다.

2단계 DSR 체제에서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주담대를 받을 때 수도권은 1.2%포인트, 지방은 0.7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더해진다. 3단계 DSR이 시행되면 은행권·제2금융권 주담대와 신용대출, 기타 대출에 모두 기본 스트레스 금리의 100%인 1.5%포인트가 가산돼 적용된다.

다만 당국은 7월 1일부터 3단계 DSR을 시행하되 지방 미분양 주택 상황의 심각성을 의식해 지방에 적용하는 스트레스 금리는 차등화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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