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후보 "제3국의 美·加·멕 무역협정 '무임승차' 막을 것"(종합)

인사청문회서 "USMCA 원산지규정 살필 것"…멕 진출 韓 기업에 리스크 가능성"보편관세로 무역적자 완화할 수 있을지 연구·고려 필요"
조준형

입력 : 2025.02.07 04:48:42


그리어 미국무역대표 지명자
[워싱턴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 지명자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 집권 1기 때 체결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제3국이 '무임승차'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어 지명자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상원 재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USMCA에 대해 "우리는 제3국이나 관련된 외국이 미국과 다른 파트너들(캐나다와 멕시코)을 희생시켜가며 그 협정에 무임승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산지 규정 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3국의 '무임승차' 언급은 미국보다 생산원가가 저렴한 멕시코에 진출한 뒤 주로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중국과 한국 등 제3국 기업들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 기업 중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멕시코 25%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면서 한숨을 돌렸던 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들로선 USMCA에 대한 재검토가 또 하나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어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한 10% 이상의 '보편 관세'(모든 국가의 대미 수출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에 대해서는 "무역적자의 방향을 뒤집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 및 고려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어 지명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 3개국에 대해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관세(멕시코, 캐나다는 1개월 유예)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합성마약인 펜타닐을 차단하기 위함이라며 "우리는 펜타닐로 인해 한 명이라도 더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10%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가 발효되고 중국이 10일부터 일부 미국산 제품에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파열음이 나고 있는 미중 무역 관계와 관련, 무역수지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 동시에 중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공히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리어 지명자는 관세가 시장 접근의 수단이자, 재정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세계적 과잉생산 문제" 때문에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모두 발언을 통해 "미국은 '생산자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라며 "미국인은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팔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내는 좋은 급여의 일자리를 가질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화의 시기에 미국 밖으로 나간 제조업 기반을 관세 등을 무기 삼아 미국 안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어 지명자는 이어 "공급망의 회복 탄력성은 우리의 경제와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며 "전략적 상품과 서비스, 농업 및 식량 공급망과 기술에서 회복 탄력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의 적들이 다른 나라를 침공하고 핵 무기고를 건설하며 미국의 기술 우위를 따라잡으려 하면서 우리는 글로벌 변동성과 불안, 갈등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강한 제조업 기반과 혁신 경제를 가지지 않는다면 충돌을 억지하고 미국인을 보호할 '하드파워'를 거의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어 지명자는 또 "무역 정책은 강력한 국가 안보로 귀결되는 경제적 안보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우리가 미국의 이익에 더 부합하도록 국제무역 시스템을 재구성할 수 있는 비교적 짧은 시간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두 번째 임기를 최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의 3선이 헌법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트럼프 2기 4년 동안 관세로 대표되는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에 입각해 국제 무역 질서를 재편하는 데 속도전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어는 관세 중심 보호주의 무역 기조의 '설계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의 '수제자'로 불린다.

무역 분쟁 해결에 특화된 변호사로서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와 로펌 '스카든 아프스'에서 함께 일했던 그리어 지명자는 라이트하이저가 트럼프 1기(2017∼2021년) 무역대표로 부임한 이래 그의 비서실장으로서 고율 관세 부과를 포함한 대(對)중국 무역 전쟁과, 그것을 미봉하는 합의 도출에 깊이 관여했다.

트럼프 1기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USMCA로 대체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

미 무역대표부는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성격이나 정부 직제상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국제 통상 교섭, 무역 정책의 수립과 집행, 불공정 무역 조사와 대응 등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jhcho@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07 07:46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