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이 증발했다”…트럼프 관세 쇼크에 난리 난 가상자산 시장, 중소 코인들 우수수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입력 : 2025.02.03 18:56:22
가상자산 시총 이틀만에 675조 증발
비트코인 11%·솔라나 20%·리플 30% 뚝
안전자산인 금·은 ETF는 상승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가상자산 시장이 직격타를 맞으며 이틀 새 675조원이 증발했다.

시장 충격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유럽연합(EU)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시작됐다.

비트코인은 이틀 새 11% 급락하며 9만1000달러선까지 내려앉았고 이더리움과 솔라나도 20% 이상 폭락했다.

3일 비트코인은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이날 오전 한때 9만1231달러까지 급락했다. 9만1000달러선으로 내려온 건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이 급락하면서 주요 가상자산들도 약세를 이어갔다. 이더리움이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26.8% 폭락했고, 솔라나가 19.7%, 리플이 30.6%, 도지코인도 33.0% 급락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이틀 만에 3조4500억달러에서 2조9900억달러로 4600억달러 감소했다.

비트코인 대비 알트코인의 하락세가 훨씬 크게 나타나면서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60% 이상으로 치솟았다. 비트코인 점유율이 60% 이상으로 오른 건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점유율이 높아지면 유동성이 취약해진 알트코인의 변동성이 더 커지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한때 10%까지 치솟았다가 8%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4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당시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기대와 달리 지지부진하며 하락했다.

김치프리미엄 급등과 원화값 급락에 힘입어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는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신고점을 경신했다. 스테이블코인은 1개당 가격이 1달러로 고정된 코인이다. 테더는 이날 한때 개당 1648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업비트에 상장한 이후 최고가다.

시장 급락에 저가매수를 노리고 해외로 자산을 이동하는 수요도 급증했다. 업비트와 빗썸은 이날 오전 출금량 증가에 따라 테더의 출금이 일시 지연된다고 공지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한 건 전 세계에서 통상 분쟁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의 서막에 불과할 가능성이 커 물가 상승, 경제 성장 둔화, 기업들의 불확실성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나스닥과 동조화된 흐름을 보인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비트코인 ETF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증시에서 비트코인 ETF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는 만큼 불확실성 증가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자본시장에 전반적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나타나면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ETF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원유 ETF는 올해 들어 ‘KODEX WTI원유선물(H)’가 6.22%, ‘TIGER 원유선물Enhanced(H)’가 6.08%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한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이 원유를 수입하는 비중이 큰 국가다. 미국이 수입하는 전체 원유에서 캐나다산은 61%, 멕시코산은 7%를 차지한다.

안전자산인 금, 은에 투자하는 ETF도 연초 선방하고 있다. ‘TIGER 금은선물(H)’은 올해 들어 6.35%, ‘KODEX 골드선물(H)’는 6.1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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