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집안싸움 현재진행형”…한전·한수원 담판도 빈손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입력 : 2025.02.03 20:56:28 I 수정 : 2025.02.03 21:02:59
협상 위한 실무회의 가동
국제중재 최악 상황 피할 듯


UAE원전 4호기 전경 [사진 = 한국전력]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를 두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양사 대표가 설 연휴 직후 만나 담판을 벌였지만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다. 체코 원전 수주로 국내 원전산업이 부흥의 전기를 마련한 가운데 원전 수출 대표 기관 간 갈등이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김동철 한전 사장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달 31일 만나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사는 실무회의를 가동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한수원은 바라카 원전 공사 관련 추가역무 등에 따른 추가 비용을 한전에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청구한 추가 비용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수원은 협상 불발 시 국제 중재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아직 양사 간 이견은 큰 상황이다. 한수원은 추가 공사비 규모 자체는 협상 대상이 아니란 입장이다. 공사비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영진이 배임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전은 발주처인 UAE원자력공사(ENEC)와 대금 협상을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한수원과 추가 공사비를 논하기 전에 ‘팀코리아’로 협상력을 높여 ENEC와 대금 정산을 마치는 게 순서란 설명이다.

다만 양사는 ‘집안 싸움’이 최악 상황으로 치닫아 국제 중재를 벌이는 일만은 피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업계에서도 양사가 협의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전이 한수원에 추가 공사비를 분할 지급하는 방식 등이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한전이 한수원에 추가 공사비를 우선 지급한 뒤 자회사인 한수원에 중간배당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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