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러시아에선 초코파이가 필수 간식”…해외 곳곳에 공장 늘린다는 이 회사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입력 : 2025.02.03 18:09:54
오리온 ‘매출 3조 클럽’ 확정
매출 60% 이상 해외서 올려
초코파이 등 메가브랜드 9개
진천 생산· 물류 센터 곧 착공
中선 감자칩 생산라인 증설
베트남· 러시아 공장도 확장


러시아 모스크바 한 마트에 진열된 오리온 ‘초코파이’. [사진 출처 = 오리온]


오리온이 ‘3조 클럽’(연간 매출 3조원 이상)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한 해 동안 K과자로 세계 각국에서 인기몰이를 한 결과다.

국내외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3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처음으로 연간 매출 3조원(지난해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까지 오리온 매출은 2조798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에도 2000억원이 훌쩍 넘는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식품 업계에서 ‘3조 클럽’이 탄생한 것은 오리온이 10번째다. 풀무원도 신규 ‘3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2023년 기준 연 매출이 3조원이 넘는 국내 식품 기업(연결기준)은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9곳뿐이다.

오리온은 특히 국내보다 국외에서 잘나가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리온의 2023년 전체 매출 가운데 국외 비중이 64%를 기록했다. 오리온의 지난해 1~9월 기준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중국 41%, 베트남 15%, 러시아 7%, 인도 1%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국 법인의 지난해(1~11월 기준) 매출은 1조1331억원에 달해 한국 법인 매출(1조131억원)을 능가했다. 베트남에선 4435억원, 러시아에선 2085억원을 벌었다.

오리온은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9개나 갖고 있다. 해외 매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은 여전히 초코파이다. 2022년부터 전 세계에서 매해 5000억원어치 이상 팔리고 있다. ‘포카칩’ ‘스윙칩’ 등 감자 스낵도 합산 연 7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엔 대표 젤리 브랜드 ‘마이구미’도 글로벌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메가 브랜드에 등극했다. 베트남에서는 2019년에 출시한 쌀과자 ‘안(An)’이 지난해 500억원어치 넘게 팔리며 현지 쌀과자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는 쌀과자 시장에서도 1위를 쟁취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수요를 맞추지 못하자 오리온은 국가를 가리지 않고 대대적으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먼저 올해 상반기 충북 진천에 제과·포장· 물류를 한곳에 모은 통합센터를 착공한다. 진천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18만4502㎡(약 5만5811평) 용지에 연면적 3만8000㎡(약 1만1495평) 규모의 공장이 건설된다. 오리온은 이로써 진천 통합센터를 포함해 국내에서 총 8개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오리온은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있는 셴양 공장(현지 6번째 공장)에 200억원을 들여 ‘감자 플레이크’ 생산라인과 감자 창고를 본격 가동했다. 폭발하고 있는 ‘오!감자’ ‘예감’ 등 K감자칩 수요 때문이다. 감자 플레이크는 감자 반죽으로 감자칩의 원재료다. 회사는 과거에 현지 업체에서 공수해오던 감자 플레이크를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러시아 트베리주에 있는 트베리 신공장에서 생산동 신축도 감행한다. 트베리 신공장의 가동률이 지난해 13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초코파이’ 14종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어서다. 이미 2개 공장을 보유한 베트남 법인은 연내 하노이에서 3공장, 호찌민에서 4공장을 추가로 추진한다.

중국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면서 올해 전망도 밝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등 훈풍이 불고 있어서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성수 중국법인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회사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세계 시장 개척에 앞장서 왔다”며 “해외 시장에서 성장한 데에는 철저하게 현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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