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차세대 배틀로얄 게임 잠재력 보여준 '슈퍼바이브'
쉽지만 깊은 게임성 호평…이용자 풀 확보가 숙제
김주환
입력 : 2024.11.30 11:00:00
입력 : 2024.11.30 11:00:00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넥슨이 올 연말 핵심 신작으로 들고나온 퍼블리싱 작 '슈퍼바이브'가 지난 21일 오픈 베타 버전 출시로 상용 서비스 첫발을 뗐다.
'슈퍼바이브'는 라이엇게임즈 출신 개발진을 주축으로 꾸려진 북미 게임사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가 만들고 넥슨이 한국·일본 지역 서비스를 맡은 팀 전투(MOBA) 장르의 게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아성을 노리고 최근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MOBA 게임판에 '슈퍼바이브'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직접 살펴봤다.
◇ 쉽지만 마스터 어려운 게임 설계…팀워크·심리전도 중요 '슈퍼바이브'는 4인 1조(스쿼드) 또는 2인 1조(듀오)로 팀을 이뤄 넓은 맵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다른 팀과 싸워 살아남는 최후의 1팀이 승리하는 '배틀로얄' 장르 게임이다.
캐릭터의 조작법은 단순하다.
기술도 비용 없이 발동할 수 있는 일반 공격과 따로 발동해야 하는 3종의 일반 스킬, 5레벨을 달성해야 배울 수 있는 궁극기 등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유사한 구조다.
조작법은 단순하지만, 각각의 스킬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높은 상황 판단력과 조준 기술이 필요하다.
거의 모든 기술은 목표를 지정하지 않는 논 타게팅 스킬이기에, 빗나가면 리스크가 크다.
그래서 정확한 타이밍에 적에게 뛰어들어 스킬 콤보로 데미지를 꽂아넣거나, 불리한 상황일 때 잽싸게 회피하는 컨트롤이 매우 중요했다.
게임플레이에서는 치밀한 심리전을 강조한 구석이 군데군데 엿보인다.
다른 팀이 어느 지점에 떨어지기로 했는지도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초반부터 적극적인 싸움에 나서거나 반대로 교전을 피하고 크립(중립 몬스터)을 잡으며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
공중에 뜬 크고 작은 섬 위에서 진행되는데, 누구나 수시로 글라이더를 타고 섬에서 섬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도중에 피격당하면 곧바로 격추당해 탈락하게 된다.
이 때문에 후반부에 가면 서로 섬 하나를 끼고 낭떠러지를 사이에 둔 채 대치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또 판마다 넓은 전체 전장 중 플레이 가능한 영역이 달라지고, 여러 개의 특수 규칙 중 하나가 부여돼 비슷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게임이 거의 없었다.
팀 게임의 특성상 캐릭터 조합도 중요했다.
'슈퍼바이브'의 캐릭터는 화력이 강한 '파이터', 교전을 시작하는 '이니시에이터', 전면에 나서서 팀원을 보호하는 '프론트라이너', 팀원을 치유하는 '프로텍터', 적의 발을 묶는 '컨트롤러' 등으로 나뉜다.
실제 플레이에서는 각 역할군을 안배하는 것뿐 아니라 캐릭터 간 시너지까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전략이 향후 연구됨에 따라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플레이 설계의 높은 완성도를 종합할 때, 슈퍼바이브는 차세대 인기 배틀로얄 게임으로 자리잡을 잠재력이 충분해 보였다.
◇ 넓은 이용자 풀 확보·콘텐츠 추가가 흥행 선결과제 문제는 한 세션에 40명이 필요한 '슈퍼바이브'의 특성상 플레이하는 이용자 풀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게임 모드는 스쿼드와 듀오 2개로 나뉘어 이용자가 분산되는데, 현재 글로벌 서버와 한국 서버는 완전히 분리돼있어서 주말 저녁 시간대가 아니면 매칭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잦았다.
물론 이는 제작진의 과거 인터뷰처럼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보다 세심하게 게임을 다듬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로 제작진은 지난 27일 패치노트에서 "한국 플레이어 여러분은 스쿼드·듀오 모드를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기가 없던 아레나 모드를 한국 서버에서만 삭제하는 등 이용자 반응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넥슨도 출시를 기념해 팝업 스토어의 성지 서울 성수동에서 연말까지 '슈퍼바이브' 게임 라운지를 운영하고, PC방 이벤트까지 실시하는 등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식 출시 전까지는 이용자 규모가 대폭 늘어날 동력이 부족하고 오히려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버 통합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MOBA 시장의 터줏대감인 LoL이나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콘텐츠로 틈새시장을 찾은 '이터널 리턴' 등 경쟁 작품과 비교해 쌓인 콘텐츠의 절대적인 양도 적은 편이다.
'슈퍼바이브' 개발·운영진은 게임을 홍보하면서 '1만 시간을 해도 질리지 않는 게임'이라는 도발적인 키워드를 내세운 바 있다.
1만 시간이면 단 한 시간도 쉬지 않고 1년 내내 해도 달성할 수 없는 시간인데, 그만큼 중독성 있으면서도 깊은 게임플레이를 설계했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슈퍼바이브' 개발진과 퍼블리셔인 넥슨이 그 자신감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넓은 이용자 풀 확보와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juju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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