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도 40%, 잘 맞으면 6연상…‘흥행 보증수표’ 삼성스팩이 뭐길래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3.02.20 20:08:19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 : 연합뉴스]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삼성스팩이 재등판했다. 잦은 이상급등에 따른 학습효과로 이번에도 삼성스팩에 대규모 자금이 몰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스팩8호에는 이날 공모청약 첫날 마감 기준으로 606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모였다.

이날은 IPO 3개 기업의 공모 청약이 몰렸다. 전기차용 배터리 열관리 소재기업 나노팀에는 421억원, 임상시험 수탁업체 바이오인프라에는 2467억원이 들어왔다.

삼성스팩8호는 초대형으로 분류된다. 통상 스팩이 200억원 미만이지만 삼성스팩8호는 공모금액만 400억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스팩의 공모가가 2000원인 반면 삼성스팩8호는 공모가도 주당 1만원이다. 최소 신청주수는 20주인데다 증거금율이 100%여서 최소 20만원이 있어야 청약을 넣을 수 있다. 공모청약은 21일까지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스팩은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의 회사다.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려는 비상장사와 합병해 우회상장을 돕는 회사다. 일반적으로 스팩은 IPO 시장에서 큰 인기가 없는 종목이다.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가 아니어서 특별히 미래 가치를 따질 필요가 없고 주가가 오를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증권사에서 쏟아낸 스팩 중에서도 유난히 삼성스팩은 이상급등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시작은 지난 2021년 5월에 상장한 삼성스팩4호였다. 공모가 2000원에 상장 첫날 2070원으로 마감해 무난한 데뷔전을 마친 삼성스팩4호는 다음날부터 돌연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장 열흘 만에 주가가 1만2900원으로, 6배 넘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2021년 6월에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에 성공하는 등 상장 직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상장 닷새 만에 공모가의 6배가 넘는 1만245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6월 상장한 삼성스팩6호 역시 닷새 만에 5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스팩의 이상급등이 지속되자 지난해 10월 삼성스팩7호 공모청약에는 뭉칫돈이 몰리기도 했다. 청약증거금으로는 3조2218억원이 들어왔고 경쟁률은 429.6대 1을 기록했다. 스팩에 조단위의 자금이 들어오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삼성스팩7호는 공모가 1만원에서 상장 첫날 개장 직후 1만8000원까지 올랐다가 1만4100원에 마감했다. 이전 삼성스팩에 비해서는 현저히 급등세가 약해졌다. 다만 당시 코스피가 2200선 부근에 머무를 정도 시장이 부진했던 시기다.삼성스팩7호의 당일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지난해 10월 상장한 18개 종목 중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스팩에 대한 묻지마 투자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스팩의 주가가 오를 수록 투자가치는 낮아지기 때문이다. 스팩은 비상장사와의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3년 내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비상장사 입장에서 주가가 높은 스팩과 합병하면 합병비율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스팩의 주가가 높아질수록 합병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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