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파머] ⑩ 1인농법 추구 공학도…박융권 몽송뜨락농장 대표
"혼자서도 할 수 있어야 더 많은 청년 농업 선택할 것"날씨·생육 수시로 분석…나주서 감귤농사 빅데이터 구축 중
정회성
입력 : 2025.07.12 07:00:03
입력 : 2025.07.12 07:00:03

[몽송뜨락농장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편집자 주 = 기후 변화와 식량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Smart farm)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리 온실이나 비닐하우스의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설정해 농작물을 경작하는 스마트팜은 누구나 안정적으로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파머(Smart farmer)는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격주 단위로 10회에 걸쳐 전남지역의 스마트 파머를 소개합니다.] (나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손쉽게 농사짓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어요.
혼자서도 할 수 있어야 더 많은 청년이 농업을 선택하지 않을까요?" 전남 나주시 동강면에서 감귤 과수원 몽송뜨락농장을 운영하는 박융권(38) 대표는 스마트팜 덕분에 1인 농업 실현에 다가가고 있다.
박 대표의 과수원에는 온도, 습도, 빛, 바람을 조절해주는 스마트팜 설비가 갖춰졌다.
"대단한 것들은 아니에요.
흔하게 보급된 기초 수준입니다.
관건은 어떤 설비를 갖췄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느냐이죠"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원래 이렇다는 것은 없다'를 신조로, 원인과 답을 찾아가는 자신만의 농법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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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조금 강하게 들어와 감귤 나무의 새순이 힘들어하자 차광 값을 새롭게 설정했다.
바람에 나뭇가지들이 쓸려 서로 상처를 내자 언제 창문을 닫아야 할지 조건을 찾았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박 대표의 연구 방식이다.
하루 20여 차례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실시간 예보를 살펴보고 과수 상태를 30∼40회 살펴보며 즉각 즉각 대응했다.
작은 차이지만, 1년이 지나고 보니 감귤 농사의 사계절 빅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했다.
첫 수확에 나섰던 2023년 가을.
박 대표 자신도, 그에게 감귤 농사 비법을 전수한 제주도의 스승도 기대 이상의 결실에 만세를 외쳤다.
과학과 수학을 즐겼던 박 대표는 '소득이 되겠다'라는 분석 끝에 2019년 약 15년간의 서울살이를 정리했다.
32세의 귀농 선택에 주변인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으나,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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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에서 감귤 농사와 스마트팜 기초를 다진 박 대표는 외가가 있는 나주시 동강면 몽송마을에 급매물로 나온 논을 사들였다.
여느 농촌과 다르지 않은 몽송마을의 주민들은 대부분 벼농사를 짓고 있었다.
청년농부사관학교 동기생들이 작목으로 딸기나 토마토를 고를 때 감귤을 택한 박 대표는 특유의 분석 끝에 나주 들녘에서 귤 농사도 성공하리라고 확신했다.
약 2천640㎡(800평) 논을 과수원으로 바꾸는 동안 토질을 가꾸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다.
반대 속에 빚을 내고 귀농한 그로서는 조바심이 날 법도 했지만 1년간 차분하게 논바닥을 흙으로 채워 올렸다.
이듬해 봄에는 나무를 심었고, 여름이 지나고부터 원예시설을 세워 올렸다.
세 번째 맞는 가을에 밀감 2천200㎏·카라향 2천400㎏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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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목표는 합산 8천㎏ 수확이다.
더 나아가 제주도의 비슷한 규모 과수원에서 풍년으로 평가받는 1만2천㎏까지 도달해보려 한다.
박 대표는 귀농 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대략 8천500만원을 시설 보조금 등으로 지원받았다.
자신도 2억여원을 투자했다.
이대로 3년 정도가 지나면 목표에 닿을 수 있겠다는 예측이 나왔다.
박 대표는 "스마트팜 덕분에 적게 일하고도 최대의 효율을 얻으니 나름의 여유 시간까지 늘고 있다"며 나름 만족스럽다는 귀농 7년차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크게 시작하려는 친구들이 많은데, 규모화와 많은 초기 투자는 일해야 할 시간과 양을 늘린다.
자칫 감당 못 할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또래 새내기 귀농인을 위한 조언도 전했다.
hs@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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