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안 사는데도 오르네”…탄력받는 통신주, 핵심은 AI·주주환원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7.10 22:29:55 I 수정 : 2025.07.11 05:50:26
KT는 외국인소진율 이미 100%
SKT 반사이익에 영업익 증가 전망
주주환원에 AI모멘텀까지 더해져


SK텔레콤 해킹사태의 반사이익으로 수익 개선이 기대되는 KT와 LG유플러스의 주가가 꾸준히 상승 중이다. 특히 KT는 최근 외국인 한도가 소진돼 더 이상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개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1.08% 오른 5만6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KT의 주가는 한 달간 10.4% 올랐고 LG유플러스도 14.3% 상승했다. 반면 SK텔레콤 주가는 가입자 감소와 과징금 우려로 같은 기간 4.7% 오르는 데 그쳤다.

통신주는 외국인 보유 한도가 있어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을 수 없다. 현재 KT는 외국인 소진율이 100%에 달하며 LG유플러스는 77%다. 그럼에도 개인과 기관들은 2분기 영업이익 개선 기대와 주주환원 확대, 인공지능(AI) 관련 모멘텀 등을 관심을 보이며 이들에 대한 매수세를 높이고 있다.

KT는 올해 안에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배당과 합한 총 주주환원 규모는 84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자사주 매입 효과는 이달 거의 마무리돼 추가 주가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반면 일각 시장에선 KT가 비핵심자산(부동산 지분) 유동화를 통해 주주환원 재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통신주 관련 AI 모멘텀 역시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KT는 3분기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 한국형 AI 모델(GPT-K)과 같은 인공지능 전환(AX) 컨설팅 관련 영업에 돌입한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AX 시장 경쟁 심화 및 실질적 역량 검증 부족으로 관련 기대감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통신3사 모두가 뚜렷한 중장기 성장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온다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최근 자체 대량언어모델(LLM) ‘믿:음 2.0’을 공개하며,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 기조에 발맞춘 행보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영업 재개가 시작되는 3분기엔 마케팅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 분기에 7개 분기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역성장에서 탈출한 데 이어 이번 분기에도 영업이익 증가세가 전망된다.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주요 영업비용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사주 매입 효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기보유 자사주 소각 및 신규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높아 주주환원 정책 효과도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배당에 쓰고 최대 20% 범위 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환원율을 최대 6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반면 SK텔레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위약금 면제에 따른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25% 하회하는 3300억원대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유심 교체 비용을 2분기에 한꺼번에 반영할 경우 2200억원가량이 들기 때문이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이달 5~7일 가입자 순이탈은 약 1만명으로 우려보단 적어서 과징금이 부과돼도 배당 축소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예상 주당배당금 3540원이 유지된다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배당수익률은 연 6.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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