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준비는 딸이 좋아할 부동산으로”…‘시골 로망’ 자제하라는 부동산 스타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입력 : 2025.06.12 05:37:34
정년 맞은 국민은행 부동산 간판스타 박원갑 씨

2차 베이비부머 세대 본격 은퇴
친구 따라 ‘시골·상가’ 가지 말고
부동산 핵심 30代 성향 따라야

부동산에 올인하는 시대 끝나
금융과 균형맞춰 노후 대비를
생존하려면 재무 공부 필수죠


지난달 말 정년을 맞은 박원갑 WM스타자문단 수석 전문위원 [사진 출처 = KB국민은행]


“베이비부머가 은퇴 이후 삶을 설계하기 위해 부동산 전략을 짤 때는 같은 세대의 전략을 따라가면 안 됩니다. 부동산 구매가 왕성한 30대 중반 눈높이에서 시장을 바라봐야 향후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요. 딸들이 좋아하는 부동산을 사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 시중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부동산 전문가가 정년을 맞았다. 반평생 부동산 은퇴 자문을 했던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 전문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 대표 등을 거쳐 2011년 국민은행 부동산 투자자문 ‘간판 스타’로 합류한 그는 1965년생,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 중 한 명이다. 지난달 말 60세 정년을 맞고 인생 2막에 들어섰다.

9일 만난 박 위원이 동년배 2차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을 위해 내놓은 조언의 핵심은 ‘30대 중반 여성이 선호하는 부동산 자산을 담으라’라는 말로 요약된다. 젊은 층 선호도가 떨어지는 전원주택이나 시골 임야에 대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도심 대단지 아파트처럼 주거 편의성을 선호하는 30대 중반 여성들의 시선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며 “베이비부머들이 투자 실수를 하지 않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아래 세대의 욕망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에 주식 등 금융자산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재테크 전략을 주문했다. 박 위원은 “과거엔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했지만 요즘은 조물주 위에 배당주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박 위원은 “부동산을 통해 월세를 받는 게 과거 베이비부머 세대의 로망이었지만 이제 비대면 소비로 상권이 달라지고 공실 리스크가 커졌다”며 “지금은 더 이상 부동산에 ‘올인’하는 시대가 아니며 부동산에 금융자산을 섞어 노후에 대비하는 게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고학력 은퇴자일수록 의외로 금융 문맹이 많은데, 그동안 베이비부머가 부동산 투자를 맹신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살기 위해서라도 금융, 재무 지능을 높여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주장했다.

정년 이후 자기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일자리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도 귀띔했다. 종전까지 일하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놓는 게 은퇴 설계의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말 정년을 맞은 박원갑 WM스타자문단 수석 전문위원 [사진 출처 = KB국민은행]


박 위원도 정년을 맞았지만 2년간 용역계약으로 전환해 당분간 은행 업무를 이어 간다. 자문업 일선에선 손을 떼지만 교육 세미나와 상담 업무는 계속한다.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은행권에서 임원이 아닌 직원이 정년을 넘어서까지 고용 계약이 연장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국민은행의 간판으로 활동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은퇴자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서적 집필 활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새 정부 체제에서의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떨까. 그는 “지방 경기는 바닥을 지나는 과정을 거치면서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면 수도권은 직격탄을 맞고 주춤할 것”이라며 “올해 부동산 시장은 ‘상고하중’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부동산 정책 처방에 대해서는 “서울 주택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이연시키는 대출 규제, 규제지역 확대 지정 등 수요 조절책이 나와야 한다”며 “빈사 상태인 지방에 대해선 취득세나 일부 보유세를 경감해 살아날 수 있도록 하는 핀셋 방식의 투 트랙 전략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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