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선택·집중' 사활…자산 팔고 핵심점포 투자

실적 부진 점포·유휴자산 매각…'핵심 점포' 강화
성혜미

입력 : 2025.06.01 06:11:01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급성장과 불황 장기화에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나섰다.

유통기업들은 실적 부진 점포와 유휴자산을 정리하고 '핵심점포'에 투자를 늘리는 등 '선택과 집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온라인에 밀린 오프라인 유통업계, '선택과 집중' 사활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분석을 보면 온라인 비중이 54.4%를 차지했고 편의점(16.8%), 백화점(16.1%), 대형마트(10.1%), 기업형 슈퍼마켓(SSM·2.6%)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작년 4월보다 4.1%포인트 높아졌으나, 오프라인 사업은 모든 업태의 매출 비중이 작아졌다.

백화점(-3.3%), 대형마트(-0.8%), 편의점(-0.2%)의 오프라인 점포 수도 모두 줄었다.

4월 기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한 매출은 석 달 연속 감소했고, 편의점 점포 수도 처음으로 줄고 매출 역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급성장으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심 유통 기업들은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잘 되는 점포와 잘 되는 사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백화점 가운데 점포 수가 가장 많은 롯데백화점(31개)은 연간 매출이 740억원에 불과한 마산점을 작년 4월 폐점했고,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부산 센텀시티점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의 유휴부지 가운데 미아점 주차장을 지난해, 구리점 주차장을 최근 각각 팔았고 강남점 문화센터 건물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잠실점을 37년 만에 리모델링해 오는 2027년 매출 4조원 규모의 백화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본점도 단계적으로 재단장해 '롯데타운 명동' 위상을 강화하고 인천·노원점도 재단장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과 쇼핑몰을 결합한 '타임빌라스'를 지난해 수원에 처음 선보인 데 이어 군산·광주 수완·김해·동부산점 등 기존 점포를 타임빌라스로 전환하고 대구 수성·인천 송도·서울 상암·전주에는 타임빌라스를 신규로 출점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2023년 1월 인천터미널점, 지난해 9월 수원 영통점을 폐점하고 올해 1월 천호점을 출점했다.

롯데마트의 점포 수는 2019년 6월 125개에서 현재 111개로 14개가 줄었다.

롯데마트는 경남 양산시 웅상점 옥외주차장 유휴부지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대형마트들은 온라인 쇼핑몰에 대응하고자 그로서리(식료품)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6년 만에 출점한 천호점은 매장의 80%를 식료품으로 채웠고, 이달 26일 문을 여는 구리점은 90%가량을 먹거리로 채운다.

지난 4월 재단장한 서청주점은 냉장·냉동 간편식 특화매장으로 꾸몄다.

롯데마트 유통 격전지 서울 강동에 1월 신규 점포 개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마트는 지난해 천안 펜타포트점과 서울 상봉점 영업을 종료했다.

대신 작년 12월 푸드마켓 대구 수성점, 올해 4월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푸드마켓 2호점을 신규 출점했다.

둘 다 식료품 특화매장이다.

이마트의 점포 수는 2019년 6월 142개에서 현재 133개로 9개가 줄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는 올해 2월 마곡점을 오픈한 데 이어 하반기에 인천 구월점을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중구의 본점을 최근 대폭 탈바꿈했다.

본점 신관은 패션·식음료 중심 '디 에스테이트'로,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은 럭셔리 부티크 전문관 '더 헤리티지'로 꾸며 각각 올해 상반기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2년 연속 매출 3조원을 달성한 강남점의 슈퍼마켓 등 식음료 부문 재단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점은 건물 소유주인 이지스자산운용이 건물의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이달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8년까지 네 곳에 신규 출점을 한다.

이달 커넥트현대 청주점을 시작으로 2027년 더현대 광주와 더현대 부산에 이어 2028년 경북 경산에 프리미엄아울렛을 개장한다.

더현대 부산의 경우 백화점과 아웃렛, 쇼핑몰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의 경계를 허무는 등 각 지역에 특화된 모델을 추구한다.

지난 4월부터 비상경영을 선언한 이랜드리테일은 이달 뉴코아 인천논현점을 닫기로 했다.

동아 수성점과 강북점, NC 경산점 등 세 곳은 자산 유동화를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전에 동대문점 등 9개 점포 폐점을 확정했고, 건물 임대료 인하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해지권 소멸을 막고자 27개 점포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더현대 부산 조감도
[현대백화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편의점 업계도 점포 수 확대 경쟁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CU와 GS25의 점포 수는 올해 들어서도 늘고 있지만 증가세가 대폭 둔화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작년부터 부실 점포를 정리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작년 점포 수는 2023년 대비 각각 978개, 468개 줄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점포 수 확대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 중심 사업구조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수익·우량 점포 중심의 전략적 출점을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CU의 경우 83㎡(25평) 이상 중대형 신규 점포 비중을 꾸준히 늘려 주류·라면·장보기 등 특화 점포를 강화하고 있다.

GS25도 경쟁력 있는 점포에 집중하는 '스크랩 앤드 빌드'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먹거리 히트상품을 빠른 속도로 출시하는 한편 비식료품 부문 강화를 위해 뷰티·패션·건강기능식품에 힘을 주고 있다.

noano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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