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10주년] ①수도권 물류 지각변동 이끈 '제2의 개항'
수출 전진기지 역할…대중국 교역 급증으로 인천항 개발 가속2015년 신항 개장 이후 환황해권 거점 항만 부상
신민재
입력 : 2025.05.28 07:17:02
입력 : 2025.05.28 07:17:02

[사진 임순석]
[※편집자 주 = 서울과 부산에 이어 국내 3대 도시로 성장한 인천의 근대도시 형성은 항만 개발 역사와 궤를 같이합니다.
1883년 개항 이후 인천항은 일본·구미제국과 통상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서양 문물이 쏟아지는 국제항으로 변모했습니다.
산업화 시기에는 수도권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수입하고 생산품을 수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오는 6월 1일 인천 신항 개장 10주년을 맞아 인천항의 발전 역사와 미래 첨단 항만으로 도약하는 힘찬 발걸음을 조명하는 기획 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인천항은 100년 넘게 대한민국 수도권과 세계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개항 이후 근대문물의 수용 창구이자 산업화 시기 핵심 수출 인프라였던 인천항은 컨테이너 중심의 신항 개장을 계기로 '제2의 개항기'를 맞고 있다.
인천항은 신항 개장에 따른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2023년 물동량 346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세계 항만 순위 57위로 도약했다.
그 해 국내 다른 주요 항만인 부산항은 7위(2천315만TEU), 광양항은 95위(186만3천TEU)를 기록했다.

[인천축항도록]
◇ 어촌 포구에서 국내 2위 항만 우뚝…한국 경제발전 견인 인천항은 1883년 외세에 의해 개항할 당시만 해도 자연조건을 그대로 활용한 '제물포'라는 어촌 포구였다.
일제는 서울과 가까운 항만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의 인천 내항 1부두 자리에 최고 10m에 달하는 조수간만의 차와 관계없이 배를 댈 수 있는 인공 항만시설을 지었다.
1918년 완공된 국내 최초의 근대적 갑문식 항만시설인 인천항 제1선거는 4천500t급 선박 3척과 2천t급 선박 4척을 동시에 댈 수 있었다.
해방 후 우리 정부는 최대 5만t급 선박까지 접안이 가능한 인천항 제2선거를 건설했다.
1974년 현재의 인천항 갑문이 세워지면서 옛 갑문은 철거됐지만, 견고하게 쌓아진 1부두 석축은 원래 모습이 보존돼 있다.
인천항은 한국 경제 발전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1970년대 들어 산업화로 인한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수도권 물동량이 크게 늘자 1973∼1978년 1단계 인천항 개발사업이 진행됐다.
인천 내항 2·3·4부두를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도 이 당시 만들어졌다.
1981년부터 4년간 추진된 2단계 인천항 개발에서는 남항 석탄부두가 조성되고 하역설비도 보강됐다.
양곡 전용 부두인 내항 7부두와 고철과 산화물(소금이나 원당)을 취급하는 8부두가 만들어졌다.
2000년대 들어 대중국 교역량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인천 남항과 북항 등 외항이 개발됐고, 2007년 마침내 인천 신항 개발사업이 첫 삽을 떴다.

[사진 임순석]
◇ '수도권 물류 왜곡' 해소…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 정부가 인천 신항 개발을 결정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인천 연안 해양환경에는 큰 조차와 빠른 조류, 잦은 안개, 암초 등 원활한 항해를 방해하는 요소가 많았다.
이런 방해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갑문항(인천 내항)을 건설했지만, 선박이 갑문으로 출입하는 한계로 인해 체선율이 높아 글로벌 선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갑문 밖 바다에 12시간 이상 대기하는 선박의 비율인 인천항의 체선율이 2007년 12.1%로 국내 평균의 배에 달했고 직·간접 손실 비용이 2천291억원으로 추산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화물의 물류 왜곡 현상이 심각했다.
부산항과 광양항까지 내려갔다가 육로로 다시 수도권에 화물이 올라오는 탓에 수도권 화주들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증가와 북중국 항만의 급성장도 인천 신항 개발이 절실한 이유였다.
2000년대 중반 들어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1990년대 중반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상태였고, 그중에서도 동북아 물동량은 세계 물동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칭다오, 톈진, 다롄 등 북중국 항만들은 연평균 20% 이상의 폭발적인 물동량 증가세를 기록 중이었다.
이에 따라 2004년 해양수산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 인천 신항 건설사업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재원 분담을 비롯한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에 상당 기간이 소요됐다.
결국 인천 신항은 개발사업 착수 8년 만인 2015년 1-1단계 컨테이너부두(길이 1천600m)를 개장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천 신항 개장 이후 컨테이너화물로 중심 이동 2015년 인천 신항 부분 개장을 기점으로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2017년 역대 최초로 300만 TEU를 돌파했다.
이후 국내외 해운·무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어려운 여건에도 인천항은 지난해까지 8년 연속으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 이상을 기록했다.
해외 선사들이 인천 신항을 이용하면 부산항을 비롯한 국내 남부권 항만에 컨테이너를 하역한 뒤 트럭으로 수도권까지 이동하는 데 드는 시간과 운송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천항은 화종별 화물처리 비중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신항 개장 전까지 인천항에서 '클린화물'인 컨테이너화물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인천항만공사가 출범한 2005년을 기준으로 벌크화물이 절반에 가까운 45.1%를 차지한 반면, 액체화물은 38.3%, 컨테이너화물은 16.1%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컨테이너화물이 36.2%로 늘었고 액체화물이 37.4%, 벌크화물이 26.4%를 차지했다.
인천 신항은 인천항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500만TEU 달성을 목표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2021년 8월 착공한 신항 1-2단계 하부공 축조공사가 완공 단계에 이르고, 운영사 선정을 거쳐 오는 12월 1-2단계 상부공사도 착공 예정이다.
김상기 인천항만공사 운영부문 부사장은 "신항 개장으로 인천항은 대형 컨테이너선 서비스가 가능해져 기존 중국 중심에서 동남아, 미주 등지로 정기선 서비스가 확대됐고 2016년부터 국내 2위 항만으로 도약했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이어 "이는 인천항이 환황해권 물류중심 거점항만으로 '제2의 개항'을 맞이한 것"이라며 "2027년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가 준공되면 세계적인 물류 허브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j@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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