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인 줄 알았는데 그놈이라네요”…가짜계정 만들어 여자 행세한 데이팅앱 직원들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입력 : 2025.05.29 12:00:00 I 수정 : 2025.05.30 06:17:21
입력 : 2025.05.29 12:00:00 I 수정 : 2025.05.30 06:17:21
직원들이 여성 회원 행세
가짜 여성계정 270개로 유혹
아만다에 과징금 5200만원
가짜 여성계정 270개로 유혹
아만다에 과징금 5200만원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데이팅앱 ‘아만다’와 ‘너랑나랑’을 운영하는 테크랩스에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이 같은 과징금 처분을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테크랩스는 대만에서 운영하는 데이팅앱 ‘연권’에 가입된 대만 여성회원의 사진을 사용한 가계정 270개를 아만다와 너랑나랑 앱에 생성했다.
이들은 2021년 10월 아만다에서 남성회원의 프로필을 열람하고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남성의 ‘친구해요’, ‘프로필 열람’ 선택을 유도했다. 또 2021년 11월~2022년 4월 아만다 앱의 ‘시크릿 스퀘어’라는 익명 게시판에 다수의 게시글과 댓글을 작성하고 남성회원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남성회원에게 ‘시크릿 매치’를 보내는 식으로 ‘대화방 열기’ 등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아만다와 너랑나랑에서는 사용자가 각각 리본, 하트로 불리는 전자화폐를 구입해 이성에 대한 친구신청이나 프로필 열람 등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크릿 매치는 이성회원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기능이다.
테크랩스는 아만다에서 20개의 가짜 여성계정을 이용해 1329건의 남성회원 프로필을 열람하고, 1137명의 남성 회원에게 5점 만점 중 4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줬다. 또 78개의 가짜 계정으로 시크릿 스퀘어에 총 982개의 게시글과 4990개의 댓글을 게시했다. 게시글과 댓글에는 각각 좋아요를 206회, 189회 누르면서 남성 회원들에게 시크릿 매치를 70회 보냈다.
이들은 2021년 10월 너랑나랑의 매칭 단계에서 소개되는 남성회원들을 ‘모두 선택’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표해 남성들의 친구신청과 프로필 열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너랑나랑에서는 45개의 가짜 계정이 매칭 1단계에서 총 6만4768명의 남성회원을 선택했다. 테크랩스는 직원당 가짜 여성계정 5개씩을 할당해 계정당 하루 180여명의 남성회원을 선택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데이팅앱 이용자에게 남녀회원의 성비, 이성회원의 실존 여부와 성별, 프로필 정보는 앱을 계속 사용할지 여부 및 전자화폐를 구매해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테크랩스는 직원들을 동원해 가짜 여성계정으로 남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등 기만적 방법을 사용했고,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 다수의 남성 회원들을 유인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여성 회원의 활발한 활동을 가장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등 불공정한 수단으로 데이팅앱 활성화를 도모한 사업자를 제재한 것으로, 데이팅앱 업계의 경각심을 높여 소비자 피해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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