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다시 급부상...역대급으로 달려가는 한국의 가계빚

전경운 기자(jeon@mk.co.kr),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입력 : 2025.05.20 22:52:25 I 수정 : 2025.05.20 23:01:43
올해 1분기 가계빚 규모가 또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은 ‘영끌’ 주택담보대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 분기보다 증가폭은 줄었지만 금리 인하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빚 증가세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28조7000억원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빚 증가 원인은 역시 주담대로, 작년 말 대비 3개월 만에 9조7000억원이 늘었다.

다만 지난해 말(1925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분기 전체 가계빚 증가폭은 2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증가폭(11조6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1분기에 받은 상여금으로 신용대출을 대거 상환하면서 신용대출 잔액이 4조9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크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 등에서 받은 대출에 카드 사용액 중 아직 결제되지 않은 금액(판매신용)을 더한 개념이다. 판매신용을 뺀 가계대출은 1분기 말 잔액이 1810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조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가계빚 증가폭이 전 분기보다는 크게 꺾였지만 2분기에는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월 서울 강남권 토지거래허가제 일시 해제 조치에 주택 거래가 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상담부터 승인까지 통상 2~3개월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월 토허제 해제 여파는 이달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두고 미리 빚을 내자는 수요가 몰릴 공산도 크다.

고삐가 잡히는 듯했던 가계대출은 최근 다시 반등하고 있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1월에 9000억원 감소한 후 2월 4조2000억원으로 늘었다가 3월에는 7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대폭 둔화했다. 하지만 4월에는 주담대 증가와 증시 변동성에 베팅하는 신용대출 수요까지 겹치며 5조3000억원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금융권에선 5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5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9월부터 제2금융권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나며 ‘머니무브’가 예상된다는 것도 당국이 긴장하는 요인이다.

올 하반기 시행이 유력한 지분형 모기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집값의 15~20%만 자기자금으로 보유하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시장에 매수 신호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가계빚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금융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날 금융권 등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이전에 대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감안해 전 금융권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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