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비탈 선 한국경제…성장전망 한달새 반토막, 1%대도 씨마른다

주요 IB 전망치 1.4→0.8%…6곳 0%대, 2곳도 1% 턱걸이한은 대폭 하향 불가피…IB 내년 전망치도 한은 예상 밑돌아
한지훈

입력 : 2025.05.11 06:01:09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내외 기관들의 눈높이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와 미국 관세 인상 충격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연간 1%대 성장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 돼가는 분위기다.

고질적인 내수 부진과 점차 뚜렷해지는 수출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잠재 수준을 크게 밑돌 것으로 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 한 달 만에 전망치 반토막 속출…내년 전망도 빨간불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월 말 평균 0.8%에 그쳤다.

지난 3월 말 평균 1.4%에서 불과 한 달 사이에 0.6%포인트(p)나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처럼 가파른 전망치 하락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그 사이 모든 IB가 일제히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췄다.

바클리는 1.4→0.9%,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5→0.8%, 씨티는 1.2→0.6%, 골드만삭스는 1.5→0.7%, JP모건은 0.9→0.5%, HSBC는 1.4→0.7%, 노무라는 1.5→1.0%, UBS는 1.9→1.0%로 각각 전망치를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전망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를 새로 제시하고 씨티와 HSBC도 단숨에 반 토막을 냈다.

전체 8곳 중 6곳이 1% 미만 성장을 예상했고 1%를 넘는 성장률을 전망하는 IB는 단 1곳도 남지 않았다.

지난 2월 JP모건이 주요 IB 중 처음으로 0%대 성장 전망(0.9%)을 제시했을 때만 해도 한국 경제 수준을 지나치게 평가 절하한 것이라는 의견이 시장 일각에서 나왔다.

그러나 정치 불확실성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리더십 공백으로 미국 신정부를 상대로 한 통상 협의도 차질을 빚으면서 저성장 우려가 한층 확대됐다.

특히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2%로, 한국은행이 애초 전망했던 0.2%보다 0.4%p나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되자 연간 1% 성장도 어렵겠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뤘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 경제 성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주요 IB 8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월 말 평균 1.8%에서 4월 말 평균 1.6%로 0.2%p 낮아졌다.

이미 한은의 지난 2월 전망치(1.8%)를 밑돌기 시작한 것이다.

바클리(1.8→1.4%), BOA(2.0→1.3%), 씨티(1.6→1.3%), JP모건(2.0→1.9%), HSBC(1.9→1.4%) 등 절반이 넘는 IB들이 전망치를 낮췄다.
주요 투자은행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단위:%)
※ 국제금융센터 자료
구분2025년2026년
3월 말 기준4월 말 기준3월 말 기준4월 말 기준
바클리1.40.91.81.4
BOA1.50.82.01.3
씨티1.20.61.61.3
골드만삭스1.50.72.12.1
JP모건0.90.52.01.9
HSBC1.40.71.91.4
노무라1.51.01.81.8
UBS1.91.01.31.8
평균1.40.81.81.6
◇ 국내외 기관 42곳 중 28곳이 한은보다 낮은 전망치 제시 국내외 여러 기관으로 시야를 넓히더라도 성장 전망 하향이 뚜렷하다.

블룸버그가 이달 2일 집계한 수치를 보면, 42개 국내외 기관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31% 수준이다.

지난달 10일 조사 결과(1.41%)보다 0.1%p 낮아졌다.

바클리, BOA가 합류하면서 한 달여 사이 0%대 성장률을 예상하는 기관은 7곳에서 9곳으로 늘었다.

씨티, JP모건 등 주요 IB 외에 블룸버그 이코노믹스(0.7%), 하이투자증권(0.8%), iM증권(0.8%), ING그룹(0.8%), 캐피털이코노믹스(0.9%) 등도 0%대를 예상했다.

JP모건은 지난달 24일 0.7%에서 0.5%로 전망치를 더 낮췄으나 블룸버그 집계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 턱걸이 전망도 늘었다.

기존 소시에테 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에 더해 모건스탠리,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NAB)·뱅크오브뉴질랜드(BNZ) 등이 1.0%로 전망치를 내렸다.

알리안츠(2.1→1.2%), UBS(1.9→1.0%)는 42개 기관 중 가장 큰 폭인 0.9%p를 각각 하향 조정해 눈길을 끌었다.

전체 국내외 기관 중 28곳이 한은(1.5%)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오는 29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며 "5월 초 연휴에 소비가 얼마나 늘었을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투자가 얼마나 떨어졌느냐도 관심사"라고 했다.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단위: %)
※ 블룸버그 자료
구분4월 10일 기준5월 2일 기준
Citigroup0.80.6
Bloomberg Economics0.70.7
JPMorgan Chase0.70.7
Bank of America Merrill Lynch1.50.8
HI Investment & Securities Co Ltd0.80.8
iM Securities Co Ltd0.80.8
ING Group0.80.8
Barclays1.30.9
Capital Economics0.90.9
UBS1.91.0
NAB/BNZ1.71.0
Morgan Stanley1.51.0
Nomura Securities1.21.0
Goldman Sachs Group1.01.0
Societe Generale1.01.0
Standard Chartered1.01.0
Oxford Economics1.11.1
Allianz SE2.11.2
Julius Baer1.21.2
Moody’s1.21.2
DekaBank Deutsche Girozentrale1.31.3
Fitch Ratings1.31.3
Natixis1.31.3
Deutsche Bank1.41.4
HSBC Holdings1.41.4
Korean Reinsurance Co1.41.4
S&P Global1.41.4
Shinyoung Securities Co Ltd1.41.4
Meritz Securities Co Ltd1.51.5
BNP Paribas1.61.6
Credit Agricole CIB1.61.6
Woori Finance Research Institute Co Ltd1.61.6
IMA Asia1.41.6
DBS Group1.71.7
Fitch Solutions1.71.7
United Overseas Bank1.71.7
OCBC Bank1.91.9
Oversea-Chinese Banking Corp1.91.9
PricewaterhouseCoopers1.91.9
Erste Group Bank2.22.2
SEB2.22.2
Skandinaviska Enskilda Banken2.22.2
hanj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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