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그만 떨리고 싶다”…金 400억원어치 팔아치운 개미들, 이유는?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4.20 19:55:57
입력 : 2025.04.20 19:55:57
연초부터 매수세 뜨겁던 金
美상호관세에 가격 요동치자
개인 2주새 현물 404억 순매도
미중갈등 격화에 금값 재반등
3300달러 돌파 연일 ‘신기록’
美상호관세에 가격 요동치자
개인 2주새 현물 404억 순매도
미중갈등 격화에 금값 재반등
3300달러 돌파 연일 ‘신기록’

금이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떨어진 가격을 넘어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자 개미들이 본격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금값 우상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에도 이달 초 가격 조정이 개인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모양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을 40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2월 6일부터 이달 4일까지 48거래일 연속으로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에 대해 매수 우위를 나타내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팔자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1분기에 개인투자자들이 KRX금시장에서 사들인 금 현물만 7000억원이 넘었지만 최근 들어 ‘금 랠리’가 주춤하며 이달 순매수 규모는 130억원에 그쳤다.
최근 2주간 금 관련 상품들도 개인투자자에게 외면받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KRX 금 현물지수를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6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액이 1000억원에 달하던 상품이지만 최근 수급 방향이 뒤바뀌었다. 같은 기간 TIGER 골드선물(H) ETF 역시 개인투자자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투자자들은 금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골드선물인버스(H) ETF에 대해서는 2억원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초 금값이 하락한 이후 보유한 금과 관련 상품을 팔고 있다. 이달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증시가 폭락하자 유동성 부족에 몰린 투자자들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금을 내다 팔면서 금값이 떨어졌다.
직후인 3일부터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 마감하면서 7일에는 온스당 2900달러 선까지 밀렸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는 이달 초 14만9390원이던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이 지난 7일 4.58% 하락한 14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금 가격은 최고가 기록을 또다시 넘어서는 등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온스당 3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지난 18일 3341.3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이 장중 온스당 3342.4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KRX금시장에서도 18일 1㎏짜리 금 현물 1g 가격이 15만2260원에 마감하는 등 15만원 선을 탈환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국면에서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채와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금 랠리’에 힘을 싣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자금 흐름이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지만 달러와 미국채를 향한 신뢰가 약해지며 금이 반사이익을 보는 셈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11일부터 100 밑으로 주저앉았고, 미국 국채 금리도 유가 급등으로 상승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값 상승폭이 커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비약적으로 확대된 안전자산 수요가 있다”며 “미국채에 대한 신뢰 문제가 금으로의 자금 이탈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금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국내외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3700달러 상승하고, 내년 상반기(1∼6월)까지 4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8일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깊어질수록 미국 국채 매각 여부와 관계없이 금 가격은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4분기 기준 트로이온스당 35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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