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군의관을 대상으로 열린 강연에서 의료계에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이 병원장은 지난 14일 충북 괴산의 한 훈련소에서 군의관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필수과 기피와 의료계 갈등, 대형병원의 구조적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병원장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같은 대형병원의 고령 교수들과 공무원들에게 평생 괴롭힘당하며 살기 싫다면 바이탈과는 하지 말라”며 “절대 나처럼 살지 마라. 돌아오는 건 해고 통지서뿐”이라고 강변했습니다. 이어 “한평생 외상외과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바뀐 건 하나도 없었다. 내 인생은 망했다”며 “나와 함께 외상외과에서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사망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말라”고 전했습니다.
고 윤한덕 교수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과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힙니다. 윤 교수는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을 맡고 있던 2019년 2월 4일 설 연휴를 앞두고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퇴근을 미루고 병원을 지키다 과로로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을 두고서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병원장은 “복귀자와 패싸움이라도 벌어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들 착하다. 감귤(전공의로 복귀한 의사를 비하한 표현) 정도로 놀리는 거 보니 귀엽더라”며 “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 먹는 나라다. 수천 년 이어진 조선의 DNA는 바뀌지 않는다”고 혹평했습니다.
“꿈은 이뤄진다”...‘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매킬로이
로리 매킬로이가 14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연장전에서 버디퍼트를 성공시킨 뒤 그린에 주저앉아 포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아일랜드의 골프선수 로리 매킬로이가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14년 전 대회에서 절호의 기회를 날린 후 17년 만에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녹색 재킷’을 입게 된 것입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마스터스, US오픈, 디 오픈 챔피언십, PGA챔피언십 등 4개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진 사라젠(미국), 벤 호건(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잭 니클라우스(미국), 타이거 우즈(미국)까지 총 5명의 골프 전설들만이 달성했습니다. 2000년 우즈의 ‘그랜드 슬램’을 마지막으로 25년간 이뤄지지 않은 대기록이기도 합니다.
매킬로이의 ‘그랜드 슬램’ 달성은 시간 문제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2007년 18세의 나이에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오른 그는 2010년 21세의 나이에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 전향 후에도 승승장구했습니다. 또 데뷔 5년 만에 US오픈을 제패하고, 이듬해인 2012년 PGA챔피언십과 2014년 디 오픈 트로피를 품으면서 대기록의 달성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2014년에는 PGA챔피언십의 두 번째 우승까지 더할 정도였습니다.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면서 그의 기록도 한층 깊어졌습니다. 통산 29번째 PGA 우승이자 11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입니다. 그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 것, 실망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 것에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말한 데 대해 찬사가 따르는 까닭입니다.
“우주서 본 지구, 고요·평화”...우주비행 마친 여성 6인
미국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에 탑승하는 6명의 여성 우주인들. 왼쪽부터 케리엔 플린, 케이티 페리, 로런 산체스, 아이샤 보우, 게일 킹, 어맨다 응우엔. EPA 연합뉴스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우주선을 타고 약 10분간 우주 비행을 마친 여성 6명이 무사 귀환했습니다. 이번 비행은 제프 베이조스 블루 오리진 설립자의 약혼녀인 로런 샌체즈가 결혼을 앞두고 기획한 것으로, 미국에서 전원 여성만 참여한 우주 비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샌체즈 외 참여자는 영화 제작자 케리앤 플린, 팝스타 케이티 페리, 항공우주 엔지니어 아이샤 보, CBS 진행자 게일 킹, 생물우주학 과학자이자 시민운동가인 어멘다 응우옌 등입니다.
뉴 셰퍼드는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지칭되는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넘어 107㎞에 도달했고, 탑승자들은 몇 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우주에서 지구의 모습을 감상했습니다. 케이티 페리는 블루 오리진 측과 인터뷰에서 이날의 우주여행을 두고 “최고 중의 최고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것은 미지의 세계에 몰입하는 것”이라며 “믿어달라. 나는 이 경험을 정말로 추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게일 킹은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봤을 때 “정말로 조용하고 평화로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탑승자 모두가 감동하고 있던 순간에 케이티 페리가 노래 ‘What a Wonderful World’의 몇 소절을 불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