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맞춤형으로 때린다 … 트럼프식 협상술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입력 : 2025.04.09 17:55:01 I 수정 : 2025.04.09 23:18:22
관세 전쟁서 확고해진
트럼프식 거래 스타일
"기성복 대신 테일러메이드"
각국에 요구사항 콕집어 압박
"원스톱 쇼핑이 가장 효율적"
韓 관세·조선·가스 패키지로




◆ 관세전쟁 ◆

관세 발효된 날, 트럼프의 힘자랑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미국 에너지 활성화 행정명령 서명식'에 초청받은 광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힘을 과시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전 세계 대상 상호관세는 예정대로 9일 발효됐다. EPA연합뉴스


트럼프의 관세 협상 스타일은 '테일러-메이드'와 '원스톱 쇼핑' 두 단어로 함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관세 부과 서명식에서 "일본과 한국이 협상을 위해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다"며 "나는 이것을 기성복(off the rack)이 아니라 맞춤형(tailored) 거래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서로 다른 미국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겠다는 의도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행정부는 '테일러-메이드(tailor-made·맞춤형)' 무역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모든 개별 협상은 그 나라의 시장, 수출, 미국의 수입 등을 기반으로 독특한 맞춤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백악관 관계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로 맞춤형 협상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소개하며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무역·관세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주제를 제기해 협상하고 있다"면서 "'원스톱 쇼핑'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관세를 중심으로 다른 의제를 더해 '패키지'로 논의하겠다는 뜻이다. 한국과 협상할 때는 무역과 관세뿐 아니라 조선업, 액화천연가스(LNG), 알래스카 가스관 투자, 방위비 분담 등이 종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협상 우선순위에 들었다.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협상에 있어 전 세계 동맹국과 파트너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한국에 유리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협상 타결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표한 '10%+α' 상호관세가 9일 0시(미국 동부시간)를 기해 전격 발효됐다. 한국의 상호관세는 25%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104%에 달한다.

세계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카드'를 놓고 본격적인 대미 외교전을 시작했다. 전 세계 주요 석학들은 관세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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