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10곳 중 4곳 대출금리 ‘역주행’…“서민 급전창구 좁아질라”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4.23 14:09:41
웰컴저축銀, 신용대출금리 1.36%P 올려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올라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모습을 AI가 그린 이미지 <사진=챗GPT·달리3>


저축은행 10곳 중 4곳 이상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최근 들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 차원으로 더 높은 금리를 취급하면서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별 금리현황’에 따르면 공시된 저축은행 32개사 중 13개사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작년 말과 올해 4월 사이를 비교했을 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같은기간 연 3%에서 2.75%로 한단계 내려간 것을 고려하면 대출금리가 역주행한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4월 기준 18.14%로 지난해 말보다 1.36%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산금리만 1.35%포인트 크게 오른 영향이다. 키움YES저축은행의 평균금리도 14.35%로 지난해 말보다 0.86%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높았다. 같은기간 가산금리가 1%포인트 상승한 영향이다. 이어 세람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17.21%로 0.8%포인트 올랐다. 모아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19.02%로 공시된 곳 중 가장 높았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 취급 비중이 늘어나면서 금리가 올라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대출금리가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BNK저축은행으로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12.8%로 전년말보다 1.51%포인트 떨어졌다. 가산금리가 1.51% 내려간 영향이다.

여러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대출금리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권은 최근 들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영업이 위축되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총 대출 규모는 지난해 97조7581억원으로 2023년 103조9589억원보다 6% 줄어들었다.

전체 저축은행의 대출 평균금리도 최근 들어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저축은행의 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2월 기준 11.22%로 집계됐다. 2024년 12월 10.93%보다 0.2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작년 10월 11.32%와 비교하면 0.10%포인트 내려갔다.

비교시점을 기간을 넓혀 한은 기준금리 인하 전인 작년 10월과 비교할 경우 현재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상승한 저축은행은 11개사에 달했다. 이중 웰컴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작년 10월 17.23%에서 올해 4월 기준 18.14%로 0.91%포인트 오르며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여러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최근 들어 올라가면서 저신용자 등이 제도권 밖 대출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고금리 인하 효과로 대부업 시장이 위축된 상태에서 저축은행이 금융권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서민금융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저신용 취약 차주는 리스크 부담 등으로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저축은행의 조달원가는 인하됐으나, 신용원가가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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