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계좌만 더 녹았네” ··· 美 폭락장세에 왜 더 망가졌나 봤더니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4.06 14:19:51 I 수정 : 2025.04.06 16:42:31
트럼프 당선에 폭등했던 美 중소형주
정작 임기 시작하니 관세 리스크만 증폭
고점 대비 4분의 1 증발하며 최악 부진


트럼프발 관세 폭탄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를 품었던 미국 중소기업에게 관세 폭탄이 떨어졌다. 미국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2000지수는 고점보다 25% 곤두박질쳐, 주요 벤치마크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러셀2000지수는 1827.03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25일보다 25.2% 떨어졌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공개했던 지난 2일 이후로 지수가 이틀 새 10.7% 폭락했다.

러셀2000지수는 미국 증시 시가총액 1001~3000위 기업들의 주가를 가중평균한 스몰캡(소자본 기업) 지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러셀2000지수는 19.7% 하락해, 같은 기간 15.4% 하락한 S&P500지수보다 부진했다. 지난 3일에는 2021년 고점보다 22% 낮은 수치를 기록 미국증시 대표지수 중 올해 가장 먼저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직후까지만 해도 러셀2000지수가 신바람을 탄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이 이후 한 달 간 러셀2000지수는 6% 뛰어올라 S&P500지수 상승률을 1%포인트 웃돌았다.

당시 시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과 경영규제 완화를 기대했다. 대선 결과가 확정됐던 지난해 11월 6일에는 러셀2000지수가 하루 만에 5.8%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미국 중소형주가 가장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날까지 러셀2000지수는 대통령 취임일이었던 지난 1월 21일 종가를 넘어선 적이 없다. 이는 미국 3대지수(S&P500지수·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나스닥종합지수)가 지난 1~2월에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인해 체감경기가 악화하면서 미국 중소기업들의 경영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시장전략가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가 스몰캡에 큰 타격이 됐다”며 “이들 기업은 상당한 마찰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전미자영업연맹(NFIB) 소기업 낙관지수는 지난 1월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2018년 이래 최고치(105.1)를 기록했지만, 이어지는 2월(102.8)과 3월(100.7)에서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한 것도 중소형주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백악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존 예측을 폐기하고, 연내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경제상황에서 대기업보다 현금흐름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중소기업은 금리 인하가 좌절될 시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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