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완화법 '일단 스톱'…조기대선에 눈 돌린 부동산시장

'재건축 3년 단축' 특례법, 계엄 이후 심사 중단재초환·공시가격 현실화율 폐지 現정부선 좌초…차기 정부 기조따라 재편
박초롱

입력 : 2025.04.06 12:35:01


서울 아파트 단지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3일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2025.3.23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로 조기 대선이 결정되면서 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전면 중단됐다.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윤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들은 차기 정부 기조에 따라 백지화되거나 유지될 수 있어 부동산시장에선 주요 대선 주자들의 공약에 주목하며 한동안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토교통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배까지 높여주는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재건축 특례법)이 계류돼 있다.

이와 함께 재건축 조합 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 요건을 75%에서 70%로 낮춰 재건축 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었지만, 이를 위한 도시정비법 개정안 역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법안에 대해선 일반법을 개정해 대상 사업장을 넓히느냐, 정부 방안대로 특례법을 새로 제정하느냐의 방법론에 이견이 있었을 뿐 여야가 큰 틀에서 뜻을 함께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3 계엄사태 이후 국회 법안 심사는 멈춰 섰고, 대선 국면에서 파급력이 큰 부동산 정책 관련 법안 통과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기업형 장기민간임대주택 도입을 위한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를 위한 통합시스템 구축 법안 역시 후속 논의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발언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2025.3.13 pdj6635@yna.co.kr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뚜렷하게 반대 의사를 밝혀온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폐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는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1인당 8천만원이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로, 국민의힘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윤 정부는 국정 과제로 제시한 주요 부동산 정책들을 결국 실현하지 못하고 끝을 맞게 된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조기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재집권한다면 종전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국회 다수당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재건축 규제 완화나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법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기 신도시 낡은 아파트 살펴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고양=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송마을 5단지 아파트의 한 집을 방문해 주민의 고충을 듣고 있다.2024.1.10 [대통령실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ihong@yna.co.kr

국회에서는 새 정부가 구성된 이후 부동산 정책 기조에 따라 입법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피해자가 있어 시급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기한 연장을 위한 법안 심사 외에는 논의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신규택지 주택공급과 1기 신도시 재건축은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화된 상황이라면, 정권이 바뀐다 해도 과거와 같이 강력하게 수요를 차단하는 정책은 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권이 바뀐다면 부동산 관련 세금 중 2주택자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는 강화될 가능성이 있고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추진동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각 당의 대선 공약에 눈을 돌리면서도 대출 규제, 환율, 기준금리 등을 더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관세 쇼크 악재로 부동산 시장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줄고 당분간 가격도 횡보할 것"이라며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라는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 집값이 비싼 서울과 수도권에는 금리 인하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opar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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