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외국인 픽은 SK하이닉스·방산주…조선주는 팔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30% 상승…개인 수익률은 코스피 하회개인은 조선주 대거 '사자'…"반도체 업종 비중확대 전략 유효"
이민영
입력 : 2025.03.29 07:10:01
입력 : 2025.03.29 07:10:01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1분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와 방산주를 대거 담고 조선주는 판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은 조선주를 대거 사들여 수익률 희비가 엇갈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4조7천270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조선주인 한화오션[042660]으로 1조1천8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조선주는 연초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며 높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고평가 우려가 번진 데다 최근 부진한 발주 관련 지표에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미래 조선업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발주 관련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며 "전 세계 2월 누적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고, 선가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데다, 중국의 수주 점유율 증가폭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외국인은 현대차와 KB금융[105560]을 각각 7천900억원, 5천480억원 순매도하며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많이 팔았다.
뒤이어 삼성SDI[006400](5천320억원), HD현대일렉트릭[267260](4천230억원), 신한지주[055550](3천800억원), 삼성중공업[010140](3천60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이 1분기 들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로 1조8천810억원 순매수했다.
레거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번진 데다, 그간 국내 반도체주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고수했던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입장을 선회한 영향이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NAVER[035420]를 각각 7천330억원, 4천340억원 순매수하며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많이 담았다.
뒤이어 POSCO홀딩스[005490](3천40억원), 카카오[035720](2천160억원), 한국항공우주[047810](2천8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방산 관련 종목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의 안보 자립을 요구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방위력 증강 계획을 밝히며 수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방위업체 주가가 폭등하면서 한국 방산업체에 대한 멀티플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된 영향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개인은 조선주와 자동차주를 대거 담아 외국인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1분기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I로 7천200억원 담았으며 현대차[005380]와 HD현대일렉트릭은 각각 4천억원, 3천500억원 순매수하며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삼성중공업(3천460억원), HD현대미포[010620](3천420억원), 한화오션(3천270억원), HD현대중공업[329180](2천710억원) 등 조선주가 줄줄이 4위부터 7위를 기록했다.
수익률을 보면 외국인은 시장 수익률을 대폭 웃돌며 선방했지만, 개인은 시장 수익률을 밑돌며 부진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이 상승했는데, 10개 종목 주가는 평균 30.3%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6%)의 4배를 웃돌았다.
대표적으로 현대로템[064350](104.6%), 한화에어로스페이스(93.0%), 한국항공우주(36.1%)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그러나 개인이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하락했다.
이들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6%로 코스피 상승률(6.6%)을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31일 공매도 전면 재개와 내달 2일 미국 상호관세 발효 등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며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불확실성 해소 후 외국인 수급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될 수 있어 이들 업종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우려에 낙폭이 컸던 자동차주도 주목할 만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는 미국의 관세 시행과 국내 공매도 재개, 정책 공백기 지속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구간"이라며 "한국은 높은 비관세 장벽 국가인 '더티 15'에 포함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관세가 협상용이라는 관점은 유지하나 미국이 한국에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경우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어 "이벤트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있으나, 불확실성 해소 이후 외국인 수급이 집중될 수 있는 반도체 업종의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주요 불확실성 요인의 정점을 통과하면서 코스피는 2,600선 지지력 테스트에 나설 것"이라며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크고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조선, 화학 등 업종은 경계하되 펀더멘털(기초체력) 기반, 저평가 및 낙폭 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등 업종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mylux@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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