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첫날 관세가 발목잡은 ‘검은 월요일’…외국인 대거 이탈에 증시 급락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5.03.31 20:43:13
입력 : 2025.03.31 20:43: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를 상대로 추진하는 관세 부과가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증시가 급락했다. 여기에 공매도가 1년5개월만에 재개되면서 그동안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2차전지 종목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 하락한 2481.1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3.01% 하락한 672.85로 마감했다. 이 같은 증시 하락은 주로 외국인투자자가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조5754억원, 코스닥에서 215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7899억원, 코스닥에서 638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특성상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등 각 분야 주요 대장주들이 잇달아 급락세를 보였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3.99%)와 SK하이닉스(-4.32%) 같은 코스피 대장주를 비롯해 리노공업(-3.54%), HPSP(-6.1%) 등 코스닥 주요 종목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2차전지 분야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6.04%), SK이노베이션(-7.11%), 삼성SDI(-5.47%) 등 코스피 주요 종목과 함께 에코프로비엠(-7.05%) 등 코스닥 주요주들도 급락했다.
이날 하루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호실적을 점치면서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관세 우려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관세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외 없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현대차(-3.80%)와 기아(-3.15%)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한 1년5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에 대부분 하락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26일 기준으로 공매도 잔액 비중이 시가총액의 1% 이상인 종목은 10개인데, 그중 9개가 이날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가령 공매도 잔액 비중이 2.45%인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6.38% 떨어졌는데, 이날 하루 외국인투자자가 173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마찬가지로 두산퓨얼셀(-6.64%), SKC(-6.45%), 엘앤에프(-7.57%) 등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은 다른 종목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대로 공매도 잔액 비중이 2.21%에 달하는 롯데관광개발은 이날 주가가 0.25% 오르면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 역시 외국인투자자가 8억원을 순매도하는 와중에 기관투자자가 13억원을 순매수하면서 하락세를 막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와 이에 따른 증시 하락이 공매도 재개의 영향보다는 트럼프의 관세 현실화와 미국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금일 일본, 대만 증시도 약 4% 하락해 국내 증시 급락은 공매도보다는 미국 경기와 관세 리스크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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