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구글과 엔비디아에 이어 메타까지 빅테크들이 네이버랩스의 오픈소스 공간 인공지능(AI) 모델을 사용한 후속 연구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17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컴퓨터비전 학술대회 'CVPR'에서 페이스북리서치가 네이버랩스의 공간 기술 '더스터'(DUSt3R)를 기반으로 새로운 공간 AI 모델 '패스터'(Fast3R)를 선보인다.

네이버랩스 유럽이 지난해 오픈소스로 내놓은 더스터는 한두 장의 사진만으로 2~3초 내에 3D 공간 정보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고가의 장비 없이도 사진을 인간이 거리감을 인식하는 수준의 실제 공간으로 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간 재구성뿐 아니라 기하학 정보 추출까지 가능해 로봇의 복잡한 길 이동 시 장애물 인식 능력 개선을 비롯해 인테리어 조감도 제작, 자율주행차의 인지 프로세스 개선 등 다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

더스터는 지난해 '포켓몬고' 개발사인 미국 증강현실(AR) 기업 나이언틱이 주최한 공간 정밀화 챌린지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고, 세계 3대 컴퓨터비전 학회로 꼽히는 CPVR 2024에도 소개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오픈소스 공개 1년만에 논문 인용 수가 200건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에 발표가 예정된 페이스북리서치를 포함해 여러 각도의 수많은 사진을 처리해 3D 모델을 생성하는 메타리얼리티랩스(MV-DUSt3R+), 움직이는 물체가 있는 동영상을 활용해 3D 모델을 만드는 구글 딥마인드(MonST3R) 등 빅테크가 더스터를 이용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리서치(InstantSplat)와 엔비디아(Light3R-SfM)도 여러 이미지를 활용한 3D 모델 생성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연구에 더스터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랩스 유럽은 2021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학습시킨 후 특정 목적에 따라 미세 조정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으로 연구를 전환, 공간 AI의 성능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는 평을 받는다.

더스터는 기존과 다른 AI 접근 방식을 통해 연구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고 회사 측은 자평한다.

네이버는 그간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공간 AI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꾸준히 축적하고 있다.

네이버랩스가 2017년부터 디지털 트윈, 증강현실, 자율주행 등 국내외에서 출원한 공간 AI 분야 특허는 지난해 500개를 돌파한 바 있다.

네이버랩스 유럽의 경우 로봇을 위한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특허 출원에 집중, 지난해에만 5개 이상 특허를 출원했다.

kyunghee@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