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손실 걱정 없앴다…美 워싱턴 기차역 투자금 전액 회수한 비결은?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입력 : 2025.03.14 16:38:25 I 수정 : 2025.03.14 17:15:17
마이클 레비보(Michael Rebibo) 렉스마크(Rexmark) 대표
글로벌 경기가 꺾이면서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가 커졌다. 임차인이 나가면서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는 한편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에 실패해 기한이익상실(EOD)에 빠진 사례가 허다했다.

그 가운데 투자원금을 회수하고 추가 수익을 확보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사례가 나와 국내외 자본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다올자산운용과 미국 현지 운용사 렉스마크(Rexmark)는 2018년 5월 미국 워싱턴DC에 소재한 기차역 유니언스테이션(Union Station)의 사용권을 담보로 중순위 대출 채권에 투자했다.

이후 코로나19가 발발하며 운영이 중단되면서 위기를 겪었다. 여기에 미국 여객철도공사인 암트랙(Amtrak)이 강제수용권을 주장, 투자원금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유니언스테이션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투자금 회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14일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한 마이클 레비보(Michael Rebibo) 렉스마크 대표는 “암트랙이 유니언스테이션과 그 일대를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2억5000만달러의 인수금액을 제시했지만 감정평가 결과로 받은 가치에 한참 못 미쳤다”며 그 당시를 회상했다.

미국의 경우 정부기관의 강제수용권이 발동되면 취소된 사례가 거의 없었고 보상가격은 법원을 통해 정해지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렉스마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법적 분쟁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 예상해 양자 간 협상을 통해 이 위기를 타개했다.

레비보 대표는 “암트랙엔 부동산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인력이 적어 처음엔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실제로 유니언스테이션은 오피스와 리테일 등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독특한 자산이어서 5억달러, 많게는 7억달러까지 평가되는 곳이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 투자자들과 현지 법무법인 등과 협업해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구조를 따져보고 직접 암트랙을 만나 제대로 된 자산가치에 대해 이해시키고 납득시켰다”며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암트랙이 유니언스테이션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해 최종적으로 인수가액을 높이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렉스마크와 다올자산운용은 암트랙과 유니언스테이션 사용권 협상에서 5억500만달러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합의를 마쳤다. 투자원금은 4억3000만달러였는데 이를 모두 회수하고 7500만달러의 추가 수익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유니언스테이션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이번 성공 사례에 아주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레비보 대표는 전했다.

레비보 대표는 하지만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해외 부동산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다방면의 투자 물건 중 상징성이 있는 자산(트로피 에셋)에 투자하는 게 가장 안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니언스테이션의 경우도 캡레이트(Cap rate·자본환원율)가 5%대였지만 수용 보상금 협상 당시 2%대로 아주 좋은 가격에 거래가 됐다”며 “오피스, 호텔 등도 매력적인 캡레이트 대에서 거래를 할 수 있으면 투자 검토를 해봐도 좋다”고 했다.

이어 “한국뿐 아니라 중동, 유럽, 북아메리카 지역의 투자자들과도 계속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고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비보 대표는 미국의 부동산 투자운용사인 렉스마크의 창업자 겸 대표이사로 미국 및 유럽 지역에서 진행한 부동산 관련 인수, 자금조달, 재개발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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