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국민연금과 KIC가 지난해 15~23%에 달하는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원화 약세가 반영된 탓이어서 달러 기준 실질 수익률은 한자릿수에 불과하다.

28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4년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1213조원으로 수익금 160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 관련기사 2025년 2월17일자 A1·3면

수익률은 15.0%(잠정·금액가중수익률)로 1988년 국민연금에 기금이 설치된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연평균 수익률은 6.82%로 올랐으며 누적 운용수익금은 738조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군별 수익률은 해외주식 34.32%, 해외채권 17.14%, 대체투자 17.09%, 국내채권 5.27%였다. 국내주식은 6.94% 손실을 기록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경기둔화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미 대선 및 국내 정치 불안정 등 어려운 투자환경 속에도 국민연금이 2년 연속 최고의 성과를 낸 것은 국내외 자산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글로벌 운용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우량 투자기회 발굴과 해외사무소 기능 강화 등 기금운용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한 결과”라 설명했다.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도 지난해 달러 기준 8.49%을 기록했다.

KIC는 2005년 설립 이후 총운용수익은 939억 달러, 누적 연환산 수익률은 4.75%를 기록했다.

자산군별 수익률(달러 기준)은 해외주식 18.83%, 해외채권 -0.19%, 대체투자 8.06%(2018~2024년 7년 수치 기준) 등이다. 자산군별 투자 비중은 전통자산 78.1%, 대체자산 21.9%이다.

KIC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065억 달러로, 2021년 이후 3년 만에 2000억 달러를 재돌파했다.

박일영 KIC 사장은 “KIC는 정교한 기업·산업 리서치는 물론 거시환경 시나리오 분석에 기반한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달성했다”라며 “올해도 장기 투자기관으로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KIC가 원화 환산으로 봤을때 지난해 수익률이 23.68%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경기악화·계엄령 등 정치리스크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떨어졌었고, 원화약세가 원화표시 수익률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KIC는 국내법상 외환보유액을 운용하고 있어서 국내투자(원화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주식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에 비해 원화로 환산할 시 수익률이 더 좋았다.

이를 역으로 볼때, 국민연금의 지난해 역대 최고치 수익률(원화 기준)을 기록했지만 실제론 달러 기준으로 봤을때는 그다지 큰 수익률이 아닐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KIC가 달러 기준 수익률이 8.49%, 원화 기준 수익률이 23.68%로 약 15% 가량의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하면, 국민연금 역시 원화 기준수익률이 15%면 달러 기준으로 환산시 한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1200조에 달하는 기금 절반 이상을 해외(주식·채권·대체투자)서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