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에 필요한 대출액은”…진짜 필요한 금융교육 해주는 이 나라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입력 : 2025.02.25 06:54:28
입력 : 2025.02.25 06:54:28
금융교육 선진국 호주 가보니
실생활 접목 주제 다루며
직접 참여하는 교육 위주 진행
실생활 접목 주제 다루며
직접 참여하는 교육 위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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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한 금융교육 프로그램인 ‘토크머니(Talk Money)’ 수업시간. 여기에 참여한 한 고등학생은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번 시급과 노동시간을 기초로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하라는 미션을 받아들었다.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용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얼마만큼 저축할지 목표를 설정하는 법을 배운다.
용어과 개념을 설명하는 한국 금융교육이 좀 더 실제 생활 밀착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달 중순 매일경제가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이 주최하고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가 주관한 ‘해외 선진 금융·경제 우수교육 벤치마킹’ 행사에서다.
호주는 학생 교육뿐 아니라 교사 연수, 가정 내 교육까지 생애 주기별 금융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금융교육 선진국이다. 이런 호주에서 그 무엇보다 교육의 핵심으로 강조한 것은 ‘실생활 접목, 참여형 교육’이다.
어려운 금융·경제 관련 용어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해당 개념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용어만 배울 때는 지루해하던 학생들도 현재 자신의 생활과 연결되면 좀 더 흥미를 갖고 수업에 임해 더욱 효과적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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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관인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 주도로 운영하는 금융교육 프로그램인 ‘머니 스마트(Money Smart)’도 철저하게 실생활 접목, 참여형 교육을 강조한다.
일례로 고등학생은 저축·지출 계획과 목표를 세워보는 연습을 하면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저축 전략을 개발한다. 신용카드와 대출 개념을 설명하면서는 신용카드를 얼마만큼 써야 하는지,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도 다룬다.
반면 한국에서는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차이, 이자의 의미 등 기본 개념 설명을 중심으로 금융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유재상 인천외국어고 교사는 “자료와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학생들이 경제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가상자산, 무이자 후불결제(BNPL) 등 최신 금융 트렌드를 주제로 삼아 교육하는 것도 인상 깊은 대목이다. 가상자산의 경우 국내에서는 부작용 우려로 다루고 있지 않지만, 호주에서는 오히려 균형감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개념과 더불어 위험 요소까지 설명해주고 있었다.
중앙은행 차원에서 텍스트보다 시각화 자료를 제작·배포하는 것도 특이한 부분이다. 호주 중앙은행 교육팀이 제작한 학생용 금융교육 자료를 보면 도표나 그래프를 제시해 이를 학생이 직접 분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많았다. 예를 들면 총수요를 그래프로 설명할 때도 각 요소를 시각화해 제시해 학습자가 개념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세현 충남 삼성고 교사는 “국내 교육 자료의 경우 줄글 형태로 이론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호주 교육 자료의 경우 도표나 그래프를 제시해 학생 스스로 분석하게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며 “학습자인 학생 입장에서 경제 및 금융 현상을 훨씬 더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 참고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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