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에 대한 빅테크 반응은 "진정한 혁신…효율성 높여"

나델라·팀쿡 높이 평가…저커버그 "투자 영향 판단 일러"올트먼 "미 테크업계 경각심"…"국가적 힘 합쳐야" 의견도
김태종

입력 : 2025.02.02 04:58:50


딥시크 앱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 테크 업계를 강타하면서 AI 기술을 주도해 온 빅테크도 긴장하고 있다.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은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을 높게 평가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치열한 경쟁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9일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 가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딥시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진정한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딥시크가 최근 공개한 추론 모델 R1은 미 테크 기업의 10분의 하나도 안 되는 비용으로 오픈AI의 AI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델라 CEO는 "(딥시크 등장은) AI 발전이 기존 컴퓨팅 기술 발전과 유사한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술이 발전하면서 성능은 향상되고 비용은 낮아지는 일반적인 패턴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MS가 지원하는 오픈AI도 유사한 개선을 보이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상품화될 것이며 고객이 주요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쿡 애플 CEO도 지난 30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일반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딥시크 모델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리콘(하드웨어)과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딥시크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지난 29일 워싱턴에서 가진 자체 행사에서 'R1'에 대해 "분명 훌륭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딥시크의 등장과 성과가 AI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민주적인(더 많은 사람이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가 승리해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라고 언급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는 지난 29일 딥시크의 성과가 인프라 투자 및 자본 지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내놓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봤다.

그는 "현재 상황이 단순하지 않으며, 단 하나의 AI 모델에서 나온 초기 보고서나 결과가 전체적인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는다"고 신중함을 나타냈다.

중국 AI 기술에 대한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는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기술은 본질적으로 선한 것이 아니다"라며 "잘못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면 기술은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딥시크의 성과)을 인정해야 하지만, 그것은 또한 우리가 더 열심히, 더 빠르게 달리고, 국가적인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계했다.

올트먼 CEO도 딥시크가 "논리적 추론(reasoning)에 대한 관심과 오픈소스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딥시크의 성과는 미국 테크 업계에 대한 경각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MS 이사회 멤버인 링크드인의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만은 "경쟁 게임이 시작됐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기술이 '오 마이 갓, 우리가 지고 있다'라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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