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품 나사 하나까지 ‘현미경 분석’…K제조 최적 파트너 ‘일본 소부장’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전경운 기자(jeon@mk.co.kr)

입력 : 2025.08.04 18:14:23 I 수정 : 2025.08.04 18:57:35
광복 80년 한일 新협력

AI 시대에도 日공급망 중심축
中추격 따돌리려면 협력 절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절개된 전기차와 부품 등이 전시된 하마마쓰시의 차세대자동차센터 벤치마크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모노즈쿠리’는 장인정신에 기반한 일본의 제조업 문화를 말한다. 일본은 모노즈쿠리를 바탕으로 제조업 혁신을 이뤄 미래 모빌리티·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중국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 소부장과 한국 제조업이 손을 잡는다면 중국을 따돌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모노즈쿠리 도시로 불리는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를 찾았다. 도쿄에서 JR신칸센으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인구 80만명의 중견 도시다. 스즈키와 야마하, 하마마쓰포토닉스 등 대기업 본사 56곳과 이를 뒷받침하는 부품 업체 2만2000여 곳이 몰려 있다.

모치즈키 에이지 차세대자동차센터 하마마쓰 센터장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에 사용된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하마마쓰 시내 중심부에 있는 스즈키 본사에서는 최신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짐니를 포함해 다양한 경차가 트레일러로 꾸준히 실려나가고 있었다. 하마마쓰역에서 차로 5분 정도 이동하면 시즈오카현과 공동으로 운영되는 ‘차세대자동차센터 하마마쓰’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전기차를 절개한 것과 각종 부품이 전시돼 있다. 작은 나사 하나라도 버리지 않고 각각의 쓰임새와 제원을 정확히 기록한 점이 인상 깊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의 부품을 전시한 곳을 보면 ‘모든 비밀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전기차에 늦은 일본이지만 이를 따라가는 소부장 기업의 열의는 누구보다도 뜨겁다.

일본 닛토보의 유리섬유. 닛토보
고성능 AI기판에 들어가는 유리섬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업은 닛토보라는 일본 소재 업체다. 닛토보의 유리섬유를 공급받기 위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물론 삼성전기 등 국내 업체들도 총력전을 벌인다.

이형오 한일경상학회 회장(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은 “중국의 추격 앞에서 한국과 일본이 제조와 소부장 파트너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지 않으면 둘 다 죽는 꼴이 될 것”이라며 “한일 기업의 협력관계가 유지·확대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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