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휴전' 90일 연장 가능성…美 "트럼프가 최종 결정"(종합2보)

美 베선트-中 허리펑, 이틀간 진행한 스톡홀름회담 종료 후 발표美, 中의 이란·러시아산 석유수입 경고하고 제조업 과잉생산 견제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주목…트럼프 "올해말 前에 회동 이뤄질 것"
조준형

입력 : 2025.07.30 05:38:05 I 수정 : 2025.07.30 08:52:00


무역협상 대표인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신화=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워싱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정성조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29일(현지시간) 관세전쟁의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최종 합의는 뒤로 미뤘다.

미중 관세전쟁 재개시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양측이 협상팀 차원에서 관세 유예 연장 방안을 논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브리핑을 받은 후 승인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측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측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 양국 협상 대표단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무역협상을 갖고 내달 11일 만료되는 관세유예조치를 90일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대표단 일원인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은 "중미 양국의 합의(共識)에 따라, 양국은 미국 상호관세 24% 부분과 중국의 반격 조치의 계속 유예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 부부장은 "양국 경제·무역팀은 양국 정상이 6월 5일 통화에서 만든 공동인식에 따라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의 역할을 계속 발휘했다"면서 "서로가 주목하는 중대한 의제에 관해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교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양국 경제·무역팀은 긴밀한 소통을 계속 유지하면서 경제·무역 의제에 관해 제때 교류할 것이고, 양국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측 그리어 USTR 대표는 현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워싱턴 DC로 돌아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협상팀 간에 잠정 합의한 사항이) 원하는 바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현재 (미중간에) 협의가 진행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부 풀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양측이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가 논의할 때까지는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은 것"이라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지 않을 경우 대(對)중국 관세는 4월2일 책정한 수준(34%)으로 되돌아가거나 별도로 책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측은 또 '관세휴전'을 90일 연장하는 방안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옵션의 하나라면서 앞으로 양국이 90일 안에 추가로 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10∼11일 열린 스위스 제네바 회담, 지난 6월 9∼10일 열린 영국 런던 회담에 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미중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다.

앞서 양국은 1차 협상을 통해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를 각각 115% 포인트씩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특히 당시 양측은 각자 수입품을 겨냥한 추가 관세율 115% 가운데 지난 4월 매겨진 91%포인트는 취소하고 24%포인트에 대해선 적용을 90일 유예하기로 했다.

이후 합의를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면서 열린 2차 협상에서 양국은 각각 상대국에 대한 반도체 등 기술(미국)과 희토류(중국)의 수출 통제에서 서로 양보하며 합의점을 찾았다.

이번 3차 협상에서 양측은 이 같은 1, 2차 협상의 합의를 연장 적용하는 데 협상팀 차원에서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한 듯 보이지만 각국 정상의 최종 승인을 남겨뒀다.

각국에 '관세 칼날'을 휘두르며 유럽연합(EU)과 일본, 베트남 등 주요 무역 상대와의 합의에서 대체로 자신의 뜻을 관철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앞서 합의한 이익의 팽팽한 균형점에 만족하려 할지, 추가적 양보를 얻어내려 할지가 관건으로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차등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의 발효(8월1일)가 임박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잠정합의를 수용할지 여부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확전 정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스코를랜드에서 골프 즐기는 트럼프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방문을 마치고 이날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난 막 스콧 베선트(재무장관)한테서 전화를 받았는데 중국과 회의가 매우 잘됐다고 했다"면서 베선트 장관 등이 "내일(30일) 나에게 브리핑할 것이며 난 (합의를) 승인하거나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양국 정상의 승인과 함께 관세전쟁 휴전 연장이 최종 결정될 경우 연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대면 회담 개최 문제를 조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과 시 주석이 서로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올해 말이 되기 전"에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31일∼11월 1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방문하거나 APEC 정상회의 기간 별도로 시 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협상에서 관세 이외의 현안과 관련, 미국 측은 중국의 러시아, 이란과의 거래에 문제를 제기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회담의 분위기가 "매우 건설적"이었다면서도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에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하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중국이 계속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할 경우 중국은 미국이 부과하는 높은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산 원유 등을 구입한 나라의 대미 수출품에 100% 이상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2차 관세' 방안이 미국 행정부와 의회 차원에서 동시에 검토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었다.

미국측은 또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입에 대해 불만을 표했고,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했다고 베선트 장관은 전했다.

그러면서도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측은 합성마약 펜타닐의 중국산 원료가 미국으로 밀수입된다는 이유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20%의 관세에 대해 철회를 요구했으나 미측은 중국이 관련 단속에서 실질적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xing@yna.co.kr, jhc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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