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플로우] 美주식 '대세론' 재부상…보관액 183조원 역대최고
트럼프 관세 분쟁 불안 잦아들고 AI·코인 호재 더해 매수세↑국내 '빚투' 상승에 '불장' 계속…CMA 3조↓·MMF는 7조5천억↑
김태균
입력 : 2025.07.19 08:00:03
입력 : 2025.07.19 08:00:03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값어치가 18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를 둘러싼 관세 불확실성 우려가 진정되고 AI(인공지능) 기술주의 약진과 암호화폐 법제화라는 호재가 맞물리며, 연초 시들했던 '미국 투자 대세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천317억400만달러(약 183조4천500억원)로 올해 연초(1월2일)의 1천90억1천900만달러와 비교해 약 20.8%가 증가했다.
보관액 1·2위 종목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212억9천만달러)와 AI칩 제조사 엔비디아(146억6천만달러)였다.
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51억9천만달러), 아이폰 제조사 애플(42억2천만달러), 종합 AI 서비스 업체 마이크로소프트(34억4천만달러)가 뒤를 이어 보관액 상위 5곳을 모두 대형 테크 회사들이 차지했다.
미국 주식 투자는 2019년 코로나 시기 이후 큰 인기를 얻어 '국민 대표 재테크' 수단이 됐으나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기반의 무역 분쟁 기조를 내세우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및 다변화) 바람이 불었다.
이런 흐름은 그러나 지난 달을 기점으로 뒤바뀌었다.
시장 주체들이 트럼프 관세 분쟁의 변동성에 대거 적응한 데다, 소비 지표, AI 인프라 투자, 기업 실적 등의 현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나타나며 미 증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치솟은 것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스테이블코인(실물화폐에 연계된 암호화폐) 제도화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디지털 자산업의 생태계가 대거 커질 것이라는 새 기대감이 일면서 증시 호황의 새 동력이 되고 있다.
대신증권의 서영재 연구원은 "AI 산업과 디지털 자산 분야는 모두 당분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미 엔비디아를 비롯해 주요 종목의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실적과 맞물린 성장세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비(非) 미국 기업에 바로 손해가 되고 미국 업체들에는 혜택이 된다"며 "이런 정책 요인에다 현지 금리의 인하 시점까지 가까워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시장으로 대거 돌아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 주(11∼17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3억4천만달러(약 4천757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가 가장 많았던 개별 기업으로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6천800만달러), 엔비디아(5천800만달러), 양자컴퓨터 업체 아이온큐(5천200만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4천100만달러) 등이 있었다.
국내 증시는 호황 속에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17일 기준 66조6천349억원으로 집계됐다.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자금인 신용거래융자는 우상향 추세를 계속해 11일 21조2천669억원에서 17일 21조5천880억원으로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통상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늘면 따라 증가한다.
단기 여윳돈을 담는 '파킹' 자금인 CMA(자산관리계좌) 잔고는 최근 한 주 사이 89조5천960억원에서 86조1천497억원으로 3조원 넘게 감소했다.
다른 파킹 자금인 MMF(머니마켓펀드)는 같은 기간 약 7조5천억원이 늘어 17일 잔고가 231조3천731억원으로 집계됐다.
t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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